국채는 물론 회사채 금리도 낮아질듯…외환시장 안정 기여
최상목 "국채시장 평가, 체급 맞게 조정…정책 의지 커"
내년 11월 단계적 확대…경제주체 조달비용 감소 기대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우리나라가 ‘3전 4기’ 끝에 세계국채지수(WGBI) 포함된 배경에는 한국의 시장 접근성 제고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리한다. 외환시장 선진화,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 제도적 변화와 더불어 현지 투자설명회(IR)를 통해 실질적 개선에도 나섰다는 점을 높이 샀다는 관측이다.
WGBI 편입으로 향후 우리나라 채권시장에는 약 80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리 인하의 효과가 국채 시장을 넘어 회사채 시장까지 작용해 경제 주체들의 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 외환시장의 불안정성도 완화될 거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9일(한국시간) ‘2024년 10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고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 지 2년여 만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은 세계 10위권인 경제 규모나 국가 신용도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경제 체급에 맞게 조정됐다”며 “기재부 전체가 편입에 달려들어 국채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게 더 빠른 기회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GBI는 추정자금 규모만 2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채권 지수다. 북미에서 미국·캐나다 등 3개국, 유럽에서 영국·프랑스·독일 등 15개국이 속해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호주·중국 등과 함께 이번 한국의 편입 결정으로 총 8개국이 포함됐다. △국채 발행 잔액 △신용등급 △시장접근성 등 선행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만 편입이 가능한 만큼, WGBI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선진 금융시장 지위를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11월부터 단계적 확대…금리 내려 조달비용 감소 기대
실제 지수 편입은 내년 11월부터 시작해 1년 동안 분기별로 단계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편입 비중(2.22%)이 9번째로 크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참가자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여유를 두겠다는 취지다. 다만 50년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발행잔액 및 유동성을 감안해 이번 편입 대상 종목에서 제외된다.
실제로 다른 국가들도 지수 편입을 확정지은 뒤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유예 기간을 뒀다. 이스라엘(편입비중 0.3%)과 뉴질랜드(0.2%)는 각각 6개월 뒤 일시 편입됐고, 중국(5.25%)의 경우 2020년 9월 편입이 결정된 후 1년 뒤인 2021년 10월부터 본격 편입이 시작돼 이후 36개월간 비중을 확대해갔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 유사한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부총리는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지속하면서 우리 국채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착하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 시장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리스크 요인도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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