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까 물도 못 마셔"…폭염에도 멈출 수 없는 택배기사
【 앵커멘트 】 폭염에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이들이 있죠. 바로 택배기사입니다. 무더위에 땀범벅이지만 화장실을 찾기 어려워 물도 아껴 마신다고 합니다. 최민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49살 백상엽 씨는 15년 차 택배기사지만 7월의 무더위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이날은 폭염특보까지 내려졌는데, 백 씨가 맡고 있는 서울 중화동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 많아 계단을 오르내리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백상엽 / 택배기사 - "눈에 땀이 들어가면 따갑거든요. 그래서 갑자기 물건을 놓칠 수도 있고…."
심지어 여름철에는 물과 음료수 주문량이 늘어 무거운 택배가 많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택배를 배송해 봤는데 10분조차 안돼 땀범벅이 됐습니다.
▶ 스탠딩 : 최민성 / 기자 - "33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도 정해진 시간 안에 배송을 마치려면 이동 노동자 쉼터 이용은 사치입니다."
폭염 속으로 출근하기는 택배기사 김문형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마음 편히 물을 마실 수도 없습니다.
화장실을 찾는 시간조차 아깝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문형 / 택배기사 - "어떤 때는 화장실 문들이 잠겨 있으니까 들어가지도 못하고, 진짜 급하면 배달하다가 화장실 있는 데까지 걸어갔다 와요."
민주노총은 소속 이동노동자 1,200명 가운데 85%가 최근 2년간 여름철 폭염에 온열질환이나 건강 이상을 겪었다는 설문 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국현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 - "회사 측의 안전조치가 우선시 되어야 되는 상황입니다. 기업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고 안내를 해주면 적극적으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근 권익위에 폭염기간에 택배기사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한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는데, 이동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최민성입니다. [choi.minsung@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그 래 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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