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차보다 전기차에 더 집중하며, 경제성에서도 하이브리드차와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전기차는 초기 구매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5년 이상 운행하면 하이브리드차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차는 7년 이상 운행할 경우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경제성을 보이고, 이후에는 고연비 덕분에 경제성이 더 높아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기차도 초기 구매 비용은 하이브리드보다 높지만, 연료비와 정비비, 자동차세 등을 감안하면 5년 이상 사용 시 경제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현재의 전기요금 체계가 유지된다는 가정에서 가능하다.

더 기아 EV4

더 기아 EV4기아의 최신 전기 세단 'EV4'는 에어 스탠더드 모델 기준으로 4192만원부터 시작하며, 롱레인지 모델은 4629만원부터다. 서울 기준 보조금을 적용하면 스탠더드는 약 3400만원, 롱레인지는 약 38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는 내연기관 모델 기준으로 1964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아는 아반떼와 경쟁하던 'K3'를 단종하고 EV4로 대체했는데, EV4는 아반떼보다 약 1500만원 더 비싸다.

현대차 2025 아반떼하지만 EV4를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시작 가격은 2485만원으로, EV4 스탠더드 모델과 약 400만원 차이가 난다. 서울 기준 보조금을 적용한 결과로, 다른 지역에서는 두 차량 간 가격 격차가 더 줄어들 수 있다.
EV4의 연간 충전 비용은 2만㎞ 주행 기준 약 93만원(㎾h당 280원)이다. 반면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우수한 연비(21㎞/ℓ)를 자랑하지만, 유류비는 연간 약 160만원(ℓ당 1700원)이 든다. 자동차세는 EV4가 연간 13만원으로 아반떼 하이브리드(28만원)보다 낮다.
연료비와 세금을 합친 연간 유지비를 계산하면 EV4는 약 106만원,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약 188만원으로 나타난다. 두 차량 간 유지비 차이는 연간 약 80만원이며, 이를 기준으로 하면 EV4는 구매 후 약 5년 만에 경제성에서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따라잡는다.


현대차의 대형 SUV '아이오닉9'전기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현대차의 대형 SUV '아이오닉9'과 기아 'EV9'은 출시 초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오닉9의 시작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트림 기준으로 6715만원이며,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약 6000만원 초반대로 내려간다. 아이오닉9은 모든 트림에서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500㎞를 넘는다. 경쟁 모델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시작 가격이 4982만원이며, 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는 최대 6186만원까지 올라간다.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격은 아이오닉9과 거의 동일하거나 더 높아질 수 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예상 연비는 리터당 약 13㎞로, 연간 유류비는 약 260만원이다(2만㎞ 주행 기준). 여기에 자동차세(29만원)를 포함하면 연간 유지비는 약 300만원에 달한다. 반면 아이오닉9은 같은 조건에서 충전 비용 약 136만원과 자동차세 13만원을 포함해 연간 유지비가 약 150만원 수준이다. 두 차량 간 유지비 차이는 연간 약 150만원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아이오닉9의 경제성을 부각시킨다.

기아의 내연기관 픽업트럭 '타스만'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전기차의 경제성이 돋보인다. 기아의 내연기관 픽업트럭 '타스만'은 시작 가격이 3750만원이며, 최상위 트림 터보 X-Pro는 최대 5240만원이다.
반면 KGM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는 ▲MX 트림 기준으로 판매 가격이 4800만원 ▲블랙 엣지 트림은 5050만원이다. 여기에 친환경 화물전기차 보조금과 소상공인 지원금, 부가세 환급 등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약 3300만원대로 낮아진다.
타스만의 연비는 리터당 약 8.6㎞로, 연간 유류비가 약 393만원에 달한다(2만㎞ 주행 기준). 반면 무쏘EV의 충전 비용은 같은 조건에서 약 133만원이며, 두 차량 모두 화물차로 분류돼 자동차세는 동일하게 연간 약 2만8500원이다. 이를 종합하면 무쏘EV의 연간 유지비가 타스만보다 약 260만원 저렴하다.

KGM `무쏘 EV`

KGM `무쏘 EV`전기차가 장기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적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우선 초기 구매 비용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으며, 핵심 부품인 배터리 교체 비용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차량 가격 인하 여지가 크지 않다.
또 정부 보조금 축소와 충전 요금 인상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고 보조금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줄어들었으며 올해는 최대 지원액이 약 700만원에 그쳤다. 한국전력공사가 급속 충전 요금을 인상하면서 충전 비용 부담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간 경제성 비교는 소비자의 운행 패턴과 사용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단기간 운행하거나 초기 비용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는 하이브리드차가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간 운행하거나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전기차가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