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중의 법도보다 아들이 먼저인 중전이 있습니다. 사고뭉치 왕자들을 지키기 위해 치맛자락을 걷어쥐고 궁궐을 전력 질주하는 중전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사극의 문법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2022년 가을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tvN 토일드라마 슈룹 이야기입니다.
슈룹, 우산이라는 이름의 모성 전형적인 궁중 암투극을 예상했던 시청자들은 첫 회부터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제목 슈룹은 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비바람 치는 궁중 정치판에서 자식들에게 우산이 되어 주려는 중전 임화령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이름입니다. 왕실 교육 전쟁이라는 소재에 코믹과 스릴을 함께 녹여내며, 사극과 현대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선한 이야기로 호평받았습니다.

김혜수의 완벽한 궁중 카리스마 대비와의 팽팽한 기 싸움 장면들은 매회 명장면 목록에 오르내렸습니다.
중전 임화령을 연기한 김혜수는 이 작품에서 위엄과 코믹, 절절한 모성을 자유자재로 오갔습니다. 격식을 차릴 때는 누구보다 기품 있지만 아들 일이라면 체통도 내려놓고 달려가는 화령의 모습은 김혜수라서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종회 방송 후에는 김혜수의 연기가 빛났다는 호평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7.6%에서 시작된 가파른 상승세 방영 내내 화제성 지표에서도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2022년 10월 방송된 1회 시청률은 7.6%였습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그해 12월 방송된 최종회는 전국 기준 16.9%까지 뛰었습니다. 수도권 가구 기준으로는 평균 18.2%, 순간 최고 20.1%를 찍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왕자들의 생존 경쟁, 몰입도의 비결
슈룹의 또 다른 축은 세자 자리를 둘러싼 왕자들의 치열한 경쟁이었습니다. 저마다 사연을 품은 왕자들과 그 어머니들의 수싸움이 매회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드는 끝맺음으로 유명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궁중 미장센도 볼거리를 더하며 주말 밤을 책임졌습니다.

다시 봐도 좋은 어머니의 이야기 길지 않은 회차라 부담 없이 완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궁중 사극의 외피를 둘렀지만 슈룹의 본질은 자식을 지키려는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사극을 즐기지 않는 시청자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빠른 전개와 확실한 카타르시스를 갖춘 작품이라, 주말 정주행용 드라마를 찾는 분들에게 지금도 손색없는 선택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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