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철강회사로 변신…스마트팜 투자 확대
폐열 활용한 냉난방으로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권 획득
대한제강이 공장 폐열 등 버려지는 열을 냉난방에 활용해 농사를 짓는 스마트 팜에 재미를 붙였다.
부산 사하구 본사에 가동 중인 스마트 팜 시험동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충남 당진에 대규모 스마트 팜 조성에 나선 데 이어 경남 하동에도 스마트 팜을 조성키로 한 것.

대한제강이 스마트 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버려지는 공장 폐열을 재활용해 농작물을 생산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철강업체들의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기 잡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1일 대한제강은 경남 하동발전소의 인근에 발전소 폐열을 활용하는 2만5700여㎡ 규모 스마트 팜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월 본사인 부산 사하구 신평공장에 3500㎡ 규모로 조성한 스마트 팜에서 생산한 허브·토마토·오이·파프리카 등 각종 식물을 시험 생산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결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제강은 사하구 신평공장 압연라인에서 철근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300도 이상의 고온 배기가스를 회수해 온수를 생산, 겨울에는 스마트 팜에 직접 공급하고 여름에는 흡수식 냉동기를 활용해 스마트 팜 냉방에 쓴다.
이를 통해 스마트팜 냉반방에 필요한 연료비를 연간 1억1000만원가량 절감하고 있다. 또 생산한 채소를 부산 사하구 지역 복지시설 60∼70곳에 기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한제강은 이 같은 성과에 자신감을 얻어 경남 하동발전소의 인근에 발전소 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2만5700여㎡ 규모 스마트 팜을 조성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일반 온실 3만3000㎡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연간 연료비가 5억원인 반면, 폐열을 이용한 스마트 팜에서는 비용을 6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대한제강은 앞서 지난 6월 말에는 충청남도, 당진시와 국내 최대 규모 스마트 팜 단지를 당진에 조성하는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5440억원을 들여 당진 석문간척지에 119만㎡ 규모 스마트 팜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대한제강 자회사인 YK스틸이 스마트팜 단지 인근 15만7296㎡ 부지에 부산 공장을 이전해 스마트 팜에 필요한 폐열을 공급할 예정이다.
석문 스마트 팜 단지 농가가 확보하는 탄소배출권은 연간 3만1000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자회사인 YK스틸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의 절반에 달한다.
대한제강은 석문 스마트 팜 단지가 성공적으로 가동하면 인근에 2단계 53만㎡, 3단계 59만㎡의 스마트팜 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압연공장 폐열을 활용하는 스마트 팜 사업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저감하고 농가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친환경 에너지 활용 모델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