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증]② 그래도 남는 논란 "주주 돈으로 빚 갚는다"

사진 제공=한화솔루션,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한화솔루션의 2조4000억원 유상증자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주주들의 돈으로 빚을 갚겠다는 구조에서 불거진다. 기존 주식의 40%가 넘는 신주를 찍어내면서 지분 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데다, 이 중 사업적 역량 강화에 쓰이는 자금은 3분의1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채무 상환에 투입되는 유증이라서다.

결국 경영 실패의 짐을 주주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거셀 수밖에 없는 가운데, 2030년까지 추가 유증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도 발행 예정 주식 총수를 크게 늘려둔 점까지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보통주 7200만주를 새로 발행해 2조3976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이렇게 모은 자금의 62.6%인 1조4899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 9077억원은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쓸 예정이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3만3300원이며 최종 가격은 추후 확정된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그룹 내 태양광·석유화학 계열사다. 태양광 셀·모듈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석유화학 기초소재 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유증이 성사되면 기존 주식 대비 40%가 넘는 신주가 풀리는 탓에 원래 주주들은 대규모 지분 가치 희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이 이번에 신규 발행을 예고한 주식의 양은 종류주식을 제외한 기존 발행 보통주 1억7189만2536주 대비 41.9%에 이른다.

주주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공시가 이뤄지기 불과 이틀 전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유증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점은 충격을 더욱 키웠다. 유증 발표 전날 1주당 4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공시 당일에만 18.2% 급락했다. 지난 13일 종가는 3만9450원을 기록하며 4만원 선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

여론이 악화하면서 최근 한화솔루션이 발행 가능한 주식 수 한도를 늘려둔 점도 재조명되고 있다. 앞으로 유증을 더 단행할 수 있도록 사전 포석을 깔아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발행예정주식 총수를 기존 3억주에서 5억주로 확대하는 건을 의결했다.

사측은 빠르게 여론 진화에 나섰다. 정원영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달 3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열린 기업 설명회에서 해당 정기주총에서 가결된 발행예정주식 총수 변경은 주가 변동성과 주식 총수 한도 부족 등을 반영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2030년까지는 추가 유상증자 없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사업 성장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주주와 아무런 사전 교감 없이 갑작스레 발표한 것은 지배구조 투명화 추세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증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번 사태가 한화 계열사 전반의 신뢰를 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 증자는 없다면서 주식 총수를 늘린 행위는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시장이 한화솔루션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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