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드림카를 꿈꾸곤 한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지붕을 열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컨버터블 모델을 로망으로 손꼽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컨버터블 모델이 고성능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일반 소비자들이 즐기기엔 허들이 너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BMW가 오픈 에어링을 데일리로 즐길 수 있도록 허들을 낮춘 컨버터블 모델 BMW 420i 컨버터블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인도를 시작한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뉴 420i 컨버터블 M 스포츠 프로는 쿠페 형태의 실루엣과 세로형의 크고 대담한 키드니 그릴이 적용된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처음 4시리즈가 출시되었을 땐 세로형 그릴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는데, 부분변경을 거친 이번 모델은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서로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결 자연스러워진 인상을 보여준다.
스포츠 쿠페 형태를 채택한 측면부는 길이와 너비, 높이가 각각 4770mm, 1845mm, 1385mm로 이전 모델과 사이즈가 동일하다. 전체적인 크기는 3시리즈와 비슷하지만 전고가 약 50mm 더 낮아 바람을 가르며 달리기 제격이다.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중앙 화면이 서로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고급스럽고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2도어 모델이지만 4인승이라 공간 활용성도 높다. 물론, 후석 공간이 성인 남성을 태울 수 있을 만큼 넓진 않지만 가방이나 전자기기 같은 중요한 짐을 싣거나 여성 혹은 아이가 탑승하기엔 나쁘지 않다.
트렁크는 적재 공간을 지붕을 열고 닫는 소프트 톱 수납함과 함께 사용해 톱을 올릴 경우 385, 내릴 경우 300 정도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차량의 핵심인 소프트 톱은 50km/h 이하의 속도에서 18초 만에 톱을 열고 닫을 수 있다. 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추운 날씨에도 감기 걱정없이 오픈 에어링 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목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는 넥 워머 기능을 적용했다.
이제 운전석에 앉아 420i 컨버터블이 선사하는 낭만을 즐겨보도록 하자. 이 차량은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1.6㎏·m의 힘을 발휘한다. 해당 출력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부터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8.2초 정도가 걸린다. 스포츠 쿠페 모델치곤 평범한 스펙이다.
하지만 직접 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아보면 부족함 없는 경쾌한 거동을 느낄 수 있다. 저속부터 쭉 뻗어나가는 가속감도 꽤 만족스럽다. 서스펜션 세팅도 조율이 잘 된 모습을 보여준다. 노면의 충격을 잘 걸러주며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주행이나 코너링 시에도 차체 흔들림 없이 자세를 곧잘 제어한다.
연비에 대한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고성능 모델로 제작되는데다 낭만을 위해 공기역학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오픈카는 연비가 좋지 않다. 하지만 420i 컨버터블은 12.2km/에 달하는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연비를 신경쓰지 않고 페달을 깊게 밟으며 100km 정도를 주행했음에도 이 콤팩트한 오픈카는 12km/ 내외의 실연비를 뽑아냈다.
가격도 컨버터블 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꽤 경제적이다. 독일 프리미엄 제조사가 선사하는 주행 경험과 컨버터블 모델이 선사하는 낭만적인 오픈 에어링 기능을 모두 갖췄음에도 가격이 7000만원대라니. 현존하는 최고의 가성비 오픈카 MINI 쿠퍼 컨버터블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 아닌가 싶다.
SPECIFICATION_BMW 420i CONVERTIBLE M Spt pro
길이×너비×높이 4770×1845×1385mm | 휠베이스 2850mm | 공차중량 1810kg
엔진형식 | I4T/G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190ps | 최대토크 31.6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8.2초 | 최고속도 236km
연비 12.3km/ℓ | 가격 79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