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영입은 이재명 설득 목적, 이광재·김태년과 친하다더라”

김희진 기자 2022. 11. 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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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초기 김만배씨를 끌어들인 이유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에게 로비하기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을 공공개발로 진행하려 했는데, 민간개발로 바꾸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해달라고 김씨에게 부탁했다는 취지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25일 열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4일 마지막으로 석방되면서 이날 재판은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피고인 5명이 모두 불구속인 상태로 처음 진행됐다. 남 변호사가 석방 직후인 지난 21일 재판에서 ‘김씨에게 들었다’며 폭로전을 벌였던 만큼 이날 재판은 김씨의 ‘입’이 주목됐다. 하지만 남 변호사에 대한 신문으로 김씨는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유 전 본부장 측과 증인석에 선 남 변호사는 마치 축구 경기에서 패스를 주고받듯 ‘이재명’ 이름을 거론하며 문답을 주고받았다.

재판에서는 이른바 ‘대장동 일당’ 가운데 위례신도시 사업에는 관여하지 않다가 뒤늦게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김씨의 사업 참여 배경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김씨가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어 민간 개발업자들을 위해 로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라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김씨가 직접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다고 듣지는 못했고, 이 시장과 친분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과 친분이 있어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부탁드리기 위해 김씨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민간에서 대장동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이재명 시장 마음을 바꿔달라’고 김씨에게 부탁했다는 게 남 변호사 설명이다.

‘김씨와 친분이 있고 이재명 시장에게 영향을 미칠 유력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이라고 들었다. 김씨가 2011~2012년 이 세 분을 통해 이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다만 “김씨가 실제 그런 활동을 했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이 이 대표 주도로 추진됐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이 ‘성남도개공 설립은 이재명 시장이 주도해 최윤길 시의원 협조를 받아 추진한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이재명 시장의 의지에 의해 (공사 설립이) 진행된 건 맞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면서 “저희는 대장동 사업 진행을 위해서였지만, 성남시 입장에선 이재명 시장이 공사 설립을 원했다. 그 이유는 (공사가 설립돼야) 대장동 사업 뿐 아니라 위례 사업 등 이재명 시장이 생각한 여러 사업을 진행할 수 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민간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주기 위해 남 변호사·정영학 회계사 등과 공모해 성남시의회를 로비하고 성남도개공 설립을 추진했다는 혐의(배임)를 받고 있는데, 남 변호사는 성남도개공 설립이 이 대표에 의해 주도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이 “그렇다면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개공을 설립하는) 각본을 짜는데 실질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니지 않냐.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시장의 메신저 역할을 했을지언정 실질적으로 이 시장과 최 의원만 관여했다는건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저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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