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삼지창에 걸친 번개,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입력 2023. 1.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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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을 시승했다.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일본 스트릿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 ‘프라그먼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협업 모델로 차체 곳곳에 프라그먼트의 감성 포인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행 3세 모델인 기블리(M157)는 지난 2013년 등장해 자동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포츠세단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롱 노즈 숏 데크 디자인과 낮은 앞 코, 스포티한 실루엣 등이 주목을 끌었다. 2023년에도 여전히 주목받을 만한 멋진 비율이 눈에 띄지만 출시 10년을 맞이한 만큼 최신 모델들에 비해 다소 부족한 상품성이 아쉽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전면 디자인을 살펴보면 낮게 깔린 헤드램프와 그릴 위치가 인상적이다. 마세라티 라인업의 특징으로 차체가 지면과 가까이 붙은 듯한 효과를 준다. 덕분에 한층 더 공격적인 자세를 연출한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전면 그릴과 양쪽 하단 에어덕트에는 격자무늬 크롬 마감을 더해 프라그먼트 에디션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화려한 그릴 중앙에 자리잡은 트라이던트 로고는 여타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강렬한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측면은 앞서 언급 했듯 롱 노즈 숏 데크 비율이 돋보인다. 차체 전면의 낮은 실루엣을 위해 프론트 오버행이 다소 길게 빠졌지만 FR 차체 특유의 쭉 뻗은 앞 바퀴가 멋스럽다. 차체 측면을 따라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뒷문 도어캐치를 중심으로 갈라진다. 차체에 속도감을 더하는 한편 볼륨감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참고로 기블리의 도어는 네 짝 모두 프레임리스 방식으로 스타일이 강조된 모델답게 차체 곳곳에 다양한 멋 요소가 가미됐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차량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프라그먼트 에디션의 특징은 프레스티지 디스턴스 사이에 위치한 크롬 마감 에어벤트와 그 아래 위치한 기블리X프라그먼트 레터링, C필러 위 프라그먼트 로고, 검정 무광으로 마감한 차체 하단 등이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프라그먼트 에디션의 경우 흰색(오페라 비앙카) 차체와 검은색(오페라 네라)으로 출시 됐는데 두 차량 모두 차체 하부를 검게 칠했다. 흰색은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한편, 검은색 차량은 자세히 봐야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차이다. 추가로 휠과 브레이크 캘리퍼도 모두 검게 물들여 진중함과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실내는 최신 트렌드와 다소 동떨어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마세라티의 최신 모델들인 그레칼레, 그란투리스모 등이 디지털 전환 작업을 통해 전자식 디스플레이를 적극 도입한 것에 비하면 기블리의 구성은 세월감을 지우기 어렵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또한 센터 디스플레이의 화면 비율과 인터페이스 역시 아쉬운 감각인데 위로가 되는 점이라면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화질과 무선으로 연결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이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스티어링 휠의 포지션과 굵기는 스포츠세단 답게 스포티한 맛을 전한다. 운전대를 쥐는 맛과 위치 모두 만족스럽다. 또한 마그네슘 소재 패들 시프트의 고급스러운 질감과 정교한 작동감은 마세라티가 다시 한 번 스포츠 럭셔리 브랜드임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다. 반면, 요즘같은 날씨에 핸들 열선이 없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1억6260만원이라는 가격표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시트포지션은 가장 낮춰 앉아도 지면에 붙는 감각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세단 포지션이기에 공격적인 외관 분위기 대비 쾌적한 시야를 누릴 수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반면 2열의 공간감은 아쉽다. 외관의 멋스러운 비율이 실내공간의 손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높게 솟아오른 센터터널과 낮은 머리공간, 답답함이 느껴지는 레그룸은 E세그먼트 분류가 무색하다.

제네시스 G80과 휠베이스 차이는 고작 10mm(기블리:3000mm, G80:3010mm)에 불과하지만 체감상 느끼는 차이는 두 체급 수준이다. 따라서 기블리를 선택하기 위해선 2열 사용 비중이 적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시승을 진행하는 날은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와 도로와 차 위로 일부 눈이 쌓이는 상황. 노면 상황도 미끄러워 정보창에서도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

여기에 뒷바퀴 만을 굴리는 후륜구동 차체와 1.5세대 이전 감각의 섀시가 맞물리면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여지없이 뒷바퀴가 미끄러진다. 기본적으로 언더 성향으로 부풀다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방식인데, 이런 날씨에는 안전운전을 위해 차체 반응성을 늦출 필요가 있다.

I.C.E(Increased Control and Efficiency) 모드를 통해 민감한 액셀 페달의 숨을 죽이고 나면 한층 무던한 반응으로 차를 점잖게 몰 수 있다. 또한 배기음도 목소리를 낮춰 분위기가 차분해진다.

오후가 되고 다소 잦아든 눈발로 인해 전용도로를 이용해 봤다. 오전과 다른 상황에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약간의 가속을 곁들여보면 4기통 엔진임에도 뛰어난 반응성과 도톰한 토크가 인상적이다. 발끝에 조금만 힘을 줘도 순식간에 속도를 높인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GT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본으로 제작됐다.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 결합돼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앞서 느낀 도톰한 토크는 E부스터로 불리는 전동부스터가 토크값을 더한 덕분이다.

스포츠모드에서는 배기음도 앙칼지게 소리를 높인다. 6기통을 사용하는 모데나나 8기통 사양의 트로페오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스포티한 분위기로 바뀌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명색이 마세라티인 점을 생각하면 음색과 음량 모두에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부분은 제동성능이다. 미끄러운 노면 탓에 과격한 브레이킹을 시도하기는 어려웠지만 묵직한 페달 감각과 함께 밟으면 밟는 대로 정확하게 감속하며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콜라보 장인 후지와라 히로시(프라그먼트 대표)의 후광을 빌리고자 진행한 프로젝트다. 그는 한결같이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제품을 섞어 익숙한 듯 새로움을 만들어 냈다. 지금의 기블리도 마찬가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짝이는 크롬 장식들은 마세라티의 과거 아카이브에서 차용한 디테일들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프라그먼트 에디션

하지만 지금의 기블리는 한정판이라는 수식어에도 힘을 쓰기 어렵다. 그의 장기인 스니커즈와 일부 명품 협업과 달리 자동차는 이미 너무 비싼 재화고 기블리가 그런 화제성을 누리기에는 연식이 오래됐다. 차라리 마세라티의 자랑인 천둥같은 배기 사운드와 함께 프라그먼트의 번개 로고를 합쳤으면 어땠을까. 마세라티와 프라그먼트의 멋진 이름값에 비해 결과물은 다소 힘이 빠져있다.

jyshi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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