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부터 정동원까지, '말세 스릴러'로 돌아왔다

▲ 영화 <뉴 노멀>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알려줌] <뉴 노멀> (New Normal, 2023)

글 : 양미르 에디터

서울에서 살아가는 여섯 명의 인물들이 겪는 예기치 못한 이야기와 섬뜩한 사건들을 담은 영화 <뉴 노멀>이 개봉했다.

영화는 장르 영화를 향한 꾸준한 애정을 선보여온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아름답고 슬픈 호러로 꾸준히 호명되는 <기담>(2007년)으로 데뷔한 후, 2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그리고 <곤지암>(2018년)으로는 '체험형 공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흥행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아 한국 공포 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올랐으며, 'K-호러 마스터', '한국 공포 영화의 자존심'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정범식 감독의 신작 <뉴 노멀>은 지난해 열린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범식 감독이 "청년들이 외롭게 죽어가는 시대, 누군가에게는 절망이 일상이 된 시대를 서스펜스가 중심이 되는 장르 영화로 만들었다"라고 밝힌 것처럼, <뉴 노멀>은 현대 사회를 비추는 섬뜩한 초상화이자 위트 넘치는 풍자극, '말세 스릴러'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일상이 죽음과 맞닿은 시대를 살고 있는데, 테크놀로지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개인은 고립되었고, 유례없는 혼돈이 세상을 휩쓸었던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어느새 '혼밥'이 평범한 풍경으로 자리잡은 지금, 개인화된 사회는 단순히 개개인의 문제를 넘어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고독과 외로움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연결을 희망하는 동시에,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을 향한 불신과 불안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 속에서 저마다의 괴로움과 고단함을 짊어진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기반한 생생한 캐릭터들이며, 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사건들 역시 때로는 기이하고 씁쓸하지만 지극히 현실과 닿아 있다.

이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흉악한 살인 사건, 타인을 향한 작은 선의가 악의로 되돌아오는 순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데이팅앱을 통한 만남, 우연으로 시작된 끔찍한 인연, 낯선 이웃을 향한 부적절한 욕망, 익명 뒤에 숨은 악의에 가득 찬 글이 넘쳐나는 사이버 세상과 마주한다.

<뉴 노멀>은 일상의 평범한 순간에서 두려움과 불신이 피어나기 시작해 점차 공포로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고립이 오늘날 우리의 외로움을 어떻게 심화시키는지 보여준다.

서울에서 4일간 6명의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에는 각양각색 다양한 역할이 필수적으로 필요했고, 정범식 감독은 캐스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먼저, 웃지 못하는 여자 '현정' 역에 최지우가 참여했다.

최지우는 "정범식 감독이 반드시 '현정'을 제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감독이 그리는 저의 모습에 대한 확신이 있으셨다. 그래서 감독에 대한 신뢰와, 저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와 궁금증이 있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또한, 최지우는 "감독은 '현정'을 통해 무심하고 차갑고, 서늘한 느낌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영화 속에 1930년대 고전 영화인 <M>의 오마주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감독과 많은 얘길 나눴다"라고 전했다.

누군가와의 연결을 원하는 취준생 '현수' 역은 <오징어 게임>(2021년)으로 에미상을 거머쥔 글로벌 스타 이유미가 맡았다.

<오징어 게임>으로 떠오르는 배우가 되기 전에 캐스팅을 진행한 정범식 감독은 "강한 연기는 일종의 테크닉이기 때문에 경험이 쌓이면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눈앞의 카메라와 스태프들을 지워버리고, 그 순간을 진실되게 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그런데 이유미 배우는 그걸 해낸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상황에 더도 덜도 않게 딱 맞는 미소를 짓고, 진짜로 괴로워하고, 먼저 말하지 않았는데도 정확한 타이밍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진짜였다. 정말 신기한 배우다"라고 이유미를 소개했다.

인연을 찾아가는 외로운 대학생 '훈' 역으로 변신해, 로맨스와 서스펜스 스릴러의 경계를 오가는 연기를 선보인 최민호는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신선했다며 "'훈'은 순수하고 호기심이 가득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접근했다"라고 캐릭터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을 밝혔다.

이어 최민호는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평범함'에 대해 그리는 작품"이라면서, "<뉴 노멀>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일상에 기반한 사건들인데, 이 사건들이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은 의도적으로 전체 리딩도 하지 않고 철저히 분리된 채 작업했는데, 이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고립'이기 때문이다"라고 작품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직접 창립한 극단 '극단소년'의 연극으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연기력을 갈고닦은 표지훈이 입대 전에 촬영한 영화를 들고 전역 신고를 했다.

파렴치한 로맨스에 빠진 20대 청년 '기진'을 맡은 표지훈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사실 '기진'이라는 캐릭터에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과연 '기진' 역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면서, "기존 작품들에 나오는 캐릭터 중 '기진'과 닮은 캐릭터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최대한 캐릭터를 많이 들여다보고 연구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역할을 위해 8kg을 증량했던 것에 대해 "첫 미팅 때 감독님께서 현실적인 느낌을 위해 증량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오히려 살찔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이었기 때문에 아주 감사히 알겠다고 답했다"라고 소개했다.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 역할로는 정범식 감독이 발굴한 신예 하다인이 맡았다.

정 감독은 "'연진'은 알려지지 않은 뉴페이스였으면 했고, 스타일은 독특하고 일견 세 보이더라도 눈이 맑았으면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픔이 배어있길 바랐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하다인은 "'연진' 캐릭터를 위해 8kg을 감량했고, 감독님과 스타일링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미지를 그려나갔다"라면서, "헤어스타일은 스매싱 펌킨스의 제임스 이하를, 액세서리는 80년대 그룹 아하의 모튼 하켓을 레퍼런스로 삼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하다인은 "'연진'이 힘들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직접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영웅'이 되어볼까 하는 중학생 '승진' 역할로, 가수에서 연기자로도 활동 영역을 넓힌 정동원이 맡았다.

정동원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감독님이 왜 저를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학생 신분으로 학생 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정 감독은 "정동원의 눈빛이 좋았다. 연기를 전혀 해본 적이 없다는 것도 좋았다. 처음 만났을 때 정동원 배우를 보며 내가 생각하는 '승진'의 순수한 눈빛을 가진 천진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첫 연기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토로하는 배우 정동원을 위해 정범식 감독이 직접 캐릭터와 정서, 표현 등에 대한 기본적인 몇 가지를 설명해 줬다고.

뉴 노멀
감독
정범식
출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피오, 하다인, 정동원, 이문식, 이주실, 이동규, 하경, 황승언, 예린
평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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