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尹韓갈등…尹이냐 韓이냐 '양자택일' 싸움 시작되나
특별감찰관 임명 공언 "김 여사 리스크가 국민 불만 1순위면 민심 안 와"
'尹과 만찬' 추경호 원내대표 "의원총회에서 결정" 반발…대통령실도 '힘 싣기'
특검법 딜레마 우회해 명분 쌓는 韓 vs 홍준표 만나며 보수 규합 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빈손' 면담 이후 재차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입에 올렸다. 이번에는 리스크 해소 시한을 다음달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 결과가 나오기 이전으로 못 박고,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을 직접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원내사령탑'으로 용산과 가까운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는 원내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 대척점에 서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공개 면담했는데, 비한동훈계 규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내 '불협화음'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이후에도 김 여사문제와 관련한 변화가 없을 경우, '전면전'이 심화돼 당의 미래를 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할 순간이 임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韓 "지금처럼 김 여사 리스크가 국민 불만 1순위면 민심 오지 않아"
한 대표는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들이 모이면 얘기하는 불만의 1순위라면 마치 '오멜라스'를 떠나듯이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며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멜라스'는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속 가상의 도시로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도시의 행복이 지하실에서 한 아이가 끔찍한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유지되는 장소다. 진실을 대면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여러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며 도시에 남는데, 일부 주민들은 도시 밖으로 완전히 벗어나 돌아오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법원 판결 이후 민주당에서 지지층 중 일부가 이탈할 수 있기에 그들을 포섭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날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유로 미루진 않겠다"며 "윤 대통령에게도 면담 과정에서 제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추경호 "의원총회에서 결정" 대통령실 "당내에서 해결할 문제"
추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에 관련 위원회의 의원들, 중진 등 많은 의원의 의견을 우선 듣고 최종적으로는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원외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인 자신이 주도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공언한 것이다.
또 추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선고와 특별감찰관 관련 의사 결정 부분이 맞물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대표의 제안에 맞춰 움직일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대통령실도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합의해오면 임명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추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특별감찰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결한 건 당에서 한 것"이라며 "당내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했다. 한 대표의 언급과 무관하게 당에서 결론을 지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금정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해야 한다. 그 말씀만 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韓, 특검법 딜레마 우회 포석…'전면전'시 '파국' 우려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이 대표의 선고 시점과 특별감찰관 임명을 연계하며, 특검법 딜레마에서 탈출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비주류인 친한계를 중심으로 야권의 김 여사 특검법에 찬동하거나 섣부르게 자체 특검법을 발의할 경우,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유죄를 받는 순간, 대야(對野) 공세에 힘이 실려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의 변화를 촉구하고, 친한계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친한계로 꼽히는 한 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보수 전체가 무너진다는 절박함"이라며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민심에 호소하면서 대통령실도, 당내 의원들의 생각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는 이미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 차례 '냉대'를 겪었다. 이에 재차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응답을 받지 못한다면, '홀로서기'에 힘이 실리고 '배신자' 프레임도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선고 이후에도 여권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아 내년 재보선, 내후년 지방선거에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취지다.
반대로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위기 속 한 대표가 연이어 무리한 요구를 남발하며 분열이 심해졌다는 시각에 기반해 친한계 '고립' 작전으로 맞서는 양상이다.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는 원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을 면담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한동훈 저격수'로 지칭한 언론 보도를 비판하면서 "저격할 만한 대상이 되어야 저격이라는 용어를 쓰지, 내가 어떻게 새카만 후배를 저격하냐"라며 "엉뚱한 짓 하지 말라고 한 수 가르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중진의원은 "한 대표 측은 민심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실은 친한계를 뺀 나머지 절대 다수가 자기 편이라고 생각하니, 결정의 순간에는 모두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 믿는 것 같다"며 "극단적인 공멸(共滅) 상황 이전에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이 무엇일지 다같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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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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