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6% 타격…"해외 생산 더 늘릴것"
승용차·초고성능·상용차 등
거의 모든 분야 타이어 생산
2공장은 전소, 1공장도 타격
해외수출 65% 당분간 중단
글로벌 경쟁사 '반사이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9년 만에 또 큰불이 났다. 불이 날 때마다 한국타이어 측은 방재 조치를 했다고 밝혔지만, 공장에 불이 잘 붙는 원료와 제품들이 쌓여 있어 화재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13일 한국타이어는 화재로 인해 대전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1979년 34만2000㎡ 면적으로 준공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당시 '동양 최대 타이어 공장'이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전체 면적은 축구장 48개를 합친 크기와 맞먹는다.
현재도 대전공장은 한국타이어 전체 글로벌 생산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기지 중 하나다. 하루 4만~4만5000개의 타이어를 생산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승용차·초고성능(UHP)·경트럭·상용차·버스용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전공장 매출 규모는 전체의 16.4%인 1조1677억원에 달한다. 2공장 화재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불길이 번지지 않은 1공장은 시험 생산을 거쳐 정상 가동될 예정이지만, 연 2000만개 생산분 중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1공장을 장기간 닫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산 중단으로 인한 매출 피해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전체에 대한 1조7000억원 규모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다. 보험금 규모는 보험사 손해사정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앞서 한국타이어에서는 2002년 이후 4년마다 대형 화재가 반복돼왔다. 2002년 3월 금산공장, 2006년 2월 대전공장, 2010년 4월에는 금산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대전공장의 경우 2014년에 화재가 났고, 이후 화재감지기, 불꽃 감시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됐다.
한국타이어는 2공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재고 물량을 활용함과 동시에 국내 금산공장과 미국·중국·인도네시아 등 해외 생산기지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공장마다 만드는 타이어가 다 다르고 종류도 1000개가 넘는다"며 "즉각적으로 대체 생산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상화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금호·넥센타이어와 미쉐린·브리지스톤·굿이어 등 해외 타이어 업체가 일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완성차 업체는 차량에 장착할 타이어를 선택할 때 공급사를 복수로 선정한다. 한국타이어 제품 공급이 어려울 경우 다른 타이어 회사가 해당 차종에 대해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구조다.
한편 이날 대전공장 화재 소식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가 전 거래일(10일)에 비해 5.99% 내린 3만4500원에 마감했다. 모회사이자 최대주주인 한국앤컴퍼니도 3.83% 내린 1만2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6.55%, 1.7% 오른 3335원, 7780원에 마감했다.
[이유섭 기자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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