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세 사기… 신축 빌라 전세를 피해야 하는 이유
신혼부부들이 신축 빌라 전세에 혹하는 이유
신혼부부라면 신혼집을 고민하다 신축 빌라 전세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 매매나 전세는 형편이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빌라를 매수하자니 환금성이 떨어진다며 주변에서 만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축 빌라에 전세로 사는 건 버선발로 쫓아가서라도 말리고 싶다. 신축 빌라란 갭투자자들의 놀이터 그 자체기 때문이다.
신축 빌라가 지어진 모습을 보면 신혼부부들이 혹하기 쉽다. 외관은 멀끔하고 평면 설계 등 실내 구조도 새 아파트와 별반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전세 보증금도 생각보다 만만한 편이다. 대부분 전세 대출을 끌어오는 걸 감안하면 자비로 충당하는 비용은 얼마 되지 않는다.
세입자 빼고는 모두가 한 패다
뭐가 문제인지 싶겠지만 사실 신축 빌라는 세입자를 제외한 모두가 한 패다. 빌라를 지은 건설사나 시행사, 계약을 맺어준 중개업소, 집주인까지 모두가 나 빼고 한 편이다. 이들의 수상한 동맹은 분양 단계부터 시작된다. 아파트는 착공 시점에 맞춰 분양하는 선분양이 일반적이지만 빌라는 반대다. 건물을 다 지어두고 수분양자를 구하는 후분양이 보편적이다.
이때 중개업소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아직 누가 분양받을지조차 결정되지 않았지만 세입자부터 물어오는 것이다. 이 같은 전세 세팅 가격이 높을수록 분양이 수월하다. 예를 들어 실제 분양 가격이 2억 원짜리 빌라라면 분양가가 2억 5천만 원짜리인 것처럼 속여 전세입자를 1억 9천만 원에 맞춘다. 실제로는 차액이 1천만 원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건설사나 시행사는 이 상황에서 수분양자를 맞춘다. 수분양자가 분양받으며 내야 할 돈은 1천만 원뿐. 자연스럽게 갭투자가 되는 것이다. 심할 경우 무피(無P) 투자(갭투자가 극단적으로 발전하면 아예 갭이 존
재하지 않기도 한다. 전세입자를 받으면서 원금 회수를 모두 마치는 경우)나 플피(Plus P) 투자(전세입자를 받으면서 손익분기점이 맞춰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넘어서는 것, 이익이 생겨나는 경우)가 맞춰지기도 한다.
이 정도면 사실상 세입자의 집이고 수분양자는 서류상 소유자일 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중개업소의 현란한 드리블 덕분이다. 그래서 중개업소는 빌라 한 채를 분양할 때마다 두둑한 리베이트를 받는다. 물론 그 돈도 세입자의 보증금에서 나왔겠지만 말이다. 명심하자. 나 빼고 다 한 편이라는 것을.
전세 사기의 대표적 사례 ‘신축 빌라 전세’
취재했던 깡통 전세나 전세 사기 사례 가운데는 신축 빌라를 활용한 뒤통수가 적지 않았던 편이다. 전세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임차인들의 자금 조달력이 커지자 투자 수법 또한 이를 교묘하게 노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분양가 뻥튀기를 통해 전세 대출 한도 또한 부풀려서 당겨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빌라에 투자하는 이들은 한두 채에 그치지 않고 수십, 수백 채까지 규모를 불리는 경우가 많다. 가격의 등락폭이 아파트에 비할 바가 못 되기 때문에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한 곳에서 문제가 터지면 연쇄적으로 문제가 번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세입자들 입장에서 안전장치가 든든한 것도 아니다.
아파트와 비교하면 여전히 전세보증보험(주택도시보증공사와 서울보증보험 등에서 운용하는 보증 상품으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경우 일단 보증사가 돈을 돌려준 뒤 집주인과 법리적으로 다툰다. 임대 사업자들에게 의무 적용되는 등 꾸준히 제도가 확대돼왔으나 빌라 등 가격이 불확실하거나 부채 비율이 높은 집에 대해선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가 많다.) 가입이 어렵고, 퇴거할 때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만약 당신이 투자를 시작하겠다면 이런 약점을 노리는 악마로 진화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