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17일 기준 1,145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역대 최대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랠리와 정치권의 혼란을 피해 투자자들이 미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증권사도 이 기회를 틈타 점유율 확보를 위한 이벤트에 골몰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국내주식 대비 25배 비싸
거래수수료는 미국 주식 입문의 대표적인 진입장벽으로 꼽힙니다.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는 주로 0.01%대에 책정된 반면, 해외주식은 통상 0.25%를 기본으로 이벤트 등을 통해 낮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높은 수수료의 원인으로는 여러 손을 거쳐야 하는 거래 구조가 지목됩니다. 증권사들은 현지 중개사와 거래소를 통해 해외 주식 주문을 처리하므로, 이에 따른 이용료를 수수료에 녹여서 받게 됩니다.
환전수수료도 고려사항입니다. 증권사에서는 외환을 살 때와 팔 때 매매기준율에 통상 1% 수준의 스프레드를 적용하여 수수료를 받습니다. 여기에 환율우대를 많이 받을수록 환전수수료 부담도 줄어들게 되는 구조입니다.
연말 증권가 미국주식 수수료 이벤트 ‘치열’ 6개 사 접전
증권가에서는 수수료 절감을 통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자기자본규모 3조 원 이상 증권사 총 9곳 가운데 6곳에서 신규·휴면고객의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을 유도하는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6개사 모두 참여대상과 방법은 대동소이합니다. 참여대상은 이벤트 기간 전 일정 기간 동안 당사에서 해외주식 거래가 없는 신규·휴면고객이며, 참여방법은 비대면 계좌 개설 또는 보유입니다.
6곳 가운데 가장 유리한 거래수수료를 제시한 곳은 삼성증권입니다. 삼성증권은 미국주식 거래시 수수료 우대를 2년 간 약속했습니다. 최초 3개월 수수료는 0%, 이후 9개월 간 0.03%, 이후 1년 간 0.07%입니다. ETF/ETN도 같은 수수료를 적용하며, 환율 스프레드 0.05%를 적용해 최대 95%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합니다.
다음은 키움증권입니다. 최초 3개월 간 미국주식 및 ETF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고, 이후 10개월 간 주식 기준 0.07%를 적용합니다. 이 기간 동안 ETF는 더 우대를 받아서 0.044%를 적용합니다. 이벤트 혜택 기간 중 환율우대는 95%입니다.
미래에셋증권도 비슷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최초 90일간 미국주식 거래수수료가 0원이며, 이후 1년까지 0.07%입니다. 환율 스프레드는 0.1%를 적용하여 90% 우대를 받습니다. 총 혜택기간은 키움보다 길지만, 환율우대가 낮습니다.
대신증권도 거래수수료 0% 혜택을 2개월 간 제공합니다. 이후 10개월 간 0.07%를 적용하며, 별도 이벤트를 통해 온라인 기준 환율우대 95%를 제공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90일간 0% 수수료를 매긴 뒤 이후 1년간 0.07%를 적용합니다. 환율우대는 1달러당 1원입니다(스프레드 0.1%)
나무증권(NH투자증권)은 1년 간 거래수수료 0.09% 혜택을 내걸었습니다. 환전수수료는 1달러당 최대 0.5원으로 스프레드 0.05%를 적용합니다. 내년 1월 31일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면 30달러 해외주식 쿠폰 및 2만원 캐시백 쿠폰을 제공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