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위협 소행성, 핵폭발 X선으로 궤도 바꿀 수 있다"

6600만년 전 공룡 등의 생명체를 대량 멸종시킨 것으로 알려진 소행성 충돌 사건처럼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천체는 지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연구팀이 핵폭발에서 나오는 강력한 방사선인 X선으로 소행성의 이동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네이선 무어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 연구원팀은 X선 펄스가 소행성 표면을 기화시켜 소행성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개념을 실험으로 증명하고 연구결과를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공개했다.
지금의 멕시코 칙술루브(Chicxulub) 지역에 떨어진 소행성은 지구 생명체 60%를 멸종시킨 '5번째 대멸종'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소행성 충돌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지만 만약의 경우 지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많은 과학자가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다트(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미션에서 2022년 9월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우주선을 충돌시키며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 방식은 충분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우주선 충돌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방법으로 제시된 핵폭발에 주목했다. 핵폭발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X선으로 소행성 표면을 빠르게 가열해 가스를 발생·팽창시켜 소행성을 밀어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DART 미션에서도 우주선 자체의 충격보다 분출된 물질이 소행성에 더 많은 운동량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X선 아이디어를 우주가 아닌 실험실에서 먼저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진공 상태에서 12mm 크기의 소행성 모형 2개를 향해 강력한 X선을 발사하고 모형의 운동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소행성 모형은 각각 결정질인 석영과 비결정질인 용융 실리카(fused silica) 성분으로 이뤄졌다. 규소(Si) 기반의 소행성을 가정한 셈이다.
소행성 모형에 X선 펄스를 보내자 표면이 가열되며 증기가 형성됐다. 증기가 팽창하면서 모형을 밀어내자 석영 모형은 초당 69.5m, 실리카 모형은 초당 70.3m의 속도로 움직였다. 실험 결과는 방사선 유체역학 모델 예측과 일치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규모를 확장하면 직경 4km 정도의 소행성을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행성의 화학 성분에 따라 생성되는 증기 형태가 다르다"며 "후속 연구에서 대상 물질과 구조, X선 종류를 바꿔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67-024-02633-7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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