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47)(48)(49) - 카주라호 서부 사원의 미투나 상 (19금) ^^^^^^^
카주라호 서부 사원에는 미투나 상이 많다.
미투나 상이란 남녀가 교합하는 형상의 조형물을 말한다.
힌두교에는 성(性)의 신으로 가마대와 신이 있다.
가마대와 신은 '성욕으로 거룩함에 이르라'는 기치를 내건 신이다.
성욕을 거룩한 것으로 추앙하는 힌두 사원에는 압사라(아름다운 여인) 상이 많다.
인도에서 여자는 남자를 기쁘게 해 주는 존재이며 남자를 기쁘게 하는 것이 의무라는 뿌리 깊은 관념이 있다.
인도에는 공식 창녀증도 있다.
예로부터 부국강병을 위한 인구 증가책 중 하나로 다산을 장려했다.
다산에 이르기 위한 성행위는 거룩한 것으로 고무 되었다.
사원의 벽에는 64개의 카마수드라 자세가 부조(환조에 가까운)로 묘사 되어 있다.
여자 수행자가 다양한 체위를 고안하고 여성 신도들에게 요가를 가르치듯 체위를 가르쳤다.
사원에서 온갖 체위를 가르치다니.. 지금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원 벽에 새겨진 부조는 남녀가 교합할 때의 다양한 체위 뿐만 아니라 동성애와 수간 장면까지도 묘사되어 있다.
이렇듯 선정적인 부조는 그 시대에 유행했던 탄트라 사조 (Tantric school)와 맥을 같이 한다.
탄트라 사조는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솔직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삶에 임한다.
또한 기본 개념으로 만물을 음과 양의 원리로만 이해하다 보니
남자는 양 여자는 음이며 남녀 간의 음양합일의 성행위는 생명의 원천으로 중요시 여겼다.
현재 우리의 관념으로만 바라 본다면, '종교가 어떻게 이렇게 망측할 수가 있어?'라고 하겠지만.
왼쪽에 신의 모습과 오른쪽에 남여가 교합하는 상을 나란히 새겨 놓은 것으로 미루어
음란한 의도라기보다는 그 시대에서 이해한대로 인간의 삶 속에 있는 원초적 본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힌두 신화를 표현한 부조에는 아름다운 여인상인 압사라상이 많다.
남녀가 사랑하면서 요가에 가까운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에로틱하고 관능적이다.
옆에 시녀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리거나 딴 곳을 보고 있다.
64개의 카마수드라 자세가 사원 벽에 주욱~ 일렬로 묘사 되어 있다.
남녀 간의 적나라한 교합 뿐만 아니라 동성애와 수간하는 모습까지도 새겨져 있다.
부조는 많은 부분이 훼손되어 있었다.
대부분 이슬람 시대에 훼손된 것으로 짐작 된다.
지나치게 자유로운 성의식과 분방한 성생활이 사회 문제가 되고 안정된 가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어느 시점부터 사원은 성적으로 개방된 사회의 오류를 지적하고 가정의 중요성을 계몽하기 시작한다.
남편이 전쟁에 나가면 남겨진 여자들이 수간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가 보다.
서부 사원의 미투나 상 중에는 돼지, 말 등 가축과 수간을 하는 (헐~ 말과 성관계가 가능한가??) 여자의 모습이 표현 되어 있고
수간한 여자는 이웃의 고발로 관청에 불려가 무릎을 꿇고 벌을 받고 있는 장면이 애니메이션처럼 묘사되어 있다.
현지가이드 반디님의 설명을 들으니.. 대략민망이다.
사원의 외벽을 장하 (Jangha) 라고 한다.
장하에는 역동적인 부조(환조에 가까운)를 가득 채웠다.
아소카 시대부터 문자가 생겼지만 소수 특수층에 국한된 것이고
대부분의 인도인은 문맹이었으니 그림이나 부조로 교리를 설명하고 알리고 교화했을 것이다.
수간은 인구 증가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 당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었겠지만 이종 감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을 것이다.
수간을 하면 이렇게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부조는 일종의 교육용 교재였다.
전쟁이나 원거리 장사에 나가는 남편 → 돼지(?)와 수간하는 여자 (훼손됨) → 동네방네 소문 내는 사람 → 관청에 불려가 벌을 받음
중죄인은 코끼리가 밟아 죽이는 형벌을 받기도 했다.
성적인 부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하에는 인도인들의 생활의 모습, 왕실 가족, 전장의 상황.. 등 속세의 모습도 있고,
힌두교 신화와 정신 세계에 관한 내용도 함께 실려 있다.
전쟁이 난무하던 그 시대에는 코끼리를 전쟁에 동원했다.
적으로부터의 공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없는 코끼리가 인간의 전쟁에 희생되다니..
장하에는 주로 비슈노 신이 자주 등장한다.
비슈노 신은 강가의 신으로 '강가'란 갠지즈강을 말한다.
전날 카주라호에 도착한 우리는 오후에 동부 사원을 관람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서부 사원으로 갔다.
카주라호 동부와 서부의 사원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인도에는 세계문화유산이 하도 많아서 새삼스럽게 언급하는 것도 별 의미 없다.
카주라호 서부사원은 사암으로 된 힌두 사원으로 조립식으로 건축 되었다.
우기 때를 대비해서 인도 아리안 양식으로 기단을 높게 만들어 사원을 올렸다.
사원마다 꼭대기에 물항아리가 있는데 이는 갠지즈 강 발원지인 신성한 히말라야를 상징하고
처마 끝을 높게 쌓아 올린 지붕도 히말라야 산을 형상화한 것이다.
카주라호는 10세기 부터 11세기까지 찬드라 왕조시대의 수도였다.
찬드라 왕조의 탄생 신화다.
신께 제사를 지내던 여인이 축제일을 잘못 계산하였다.
날짜 계산을 잘못한 죄를 사죄하기 위해 기도를 드리던 중 그 신이 여인에게 반했다.
인간 여인이 신과 화합하여 낳은 아들이 바로 챤드라 왕이다.
'챤'은 '신'이고, '드라'는 '아들'이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사원은 10~11세기에 건립되었다.
우상을 금지하는 이슬람 왕조 시대에 거의 파괴되었고 현재 22개만 남아 있다.
무굴제국 시기에 카주라호의 사원군은 버려졌다.
1819년 영국군 소속 학자인 프랭클린에 의해 일부가 발견되었으나,
1838년 영국군 장교인 버트에 의해서 풀숲에 가려진 사원군을 본격적으로 찾아내어 세간에 알려졌다.
동부 사원에는 사원의 외벽에 나체상이 조각되어 있으나 미투나 상은 보이지 않는다.
서부 사원의 외벽에는 노골적인 남녀의 성교 장면이 담긴 미투나 상이 새겨져 있다.
서부 사원이 에로틱 사원이라 불리고 있는 이유다.
인도인들은 '지기지기 템플'이라고 부른다는데 '지기지기'란 성행위를 의미하는 은어라고 한다.
서부 사원 전체가 미투나 상으로만 조각되어 있지는 않다.
그 시대 인도인들의 삶과 전쟁 등 속세의 모습과,
힌두교 신화와 정신 세계에 관한 내용도 함께 실려 있다.
(2)(3) 언뜻 사우나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뭔가.. 종교적인 의식을 하는 것 같다.
(5) 현지 가이드 반디님의 설명을 듣고 지정된 장소와 시간을 고지 받은 후 흩어졌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넓은 서부사원을 빙~ 둘러 걷다 보니.. 어느 순간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떤 남자가 배회하고 있었다. 나를 힐끔거리며 쳐다 본다.
그 눈길이 왠지.. 산뜻한 느낌이 아니다.
사진이고 뭐고 일단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 있는 곳으로 나왔다.
(7)(8) 서부 사원을 나와 전용 버스로 가는 중
(6) 서부 사원 중에 실제로 주민들이 예배소로 사용 중인 사원이다.
관광지로 개방한 사원과의 차이점은 사원에 깃발이 여러 개 꽂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