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 근사한 만큼 읽기에도 매력적인 ‘커피 테이블 북’

천장까지 빼곡히 꽂혀있는 수십 만권의 책들. 대단한 독서광이자 책 수집가로 알려진 칼 라거펠트의 서재다. 책을 배열하는 방식도 다채롭다. 컬러풀한 양장본의 아트북을 가로로 꽂거나 테이블 위에 놓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하는 시간’과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라거펠트는 세계 곳곳에 여러 채의 집을 사두고 책으로 가득 채웠다. 한 인터뷰에서 말하길,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릴 때 서재의 책을 보며 영감을 얻어가길 원했다고. 어쩌면 저 수많은 책이 라거펠트뿐 아니라 친구, 가족, 그 누군가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새해, 칼 라거펠트처럼 서재의 인상을 바꿔보자.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고 충실한 정보가 더해진 ‘커피 테이블 북’이 하나의 해답이 될 거다. 커피 테이블 북이란, 말 그대로 테이블 공간에서 잠시 커피를 마실 때 쉽게 펼쳐 볼 수 있는 책이다. 일반적인 책보다 규격이 크고 대체로 인상적인 비주얼로 표지를 만들기 때문에 액자, 포스터처럼 인테리어 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패션 하우스, 포토그래퍼가 출간한 신간을 주목하자. 치밀하게 디자인된 책 표지와 색감은 오브제를 대신한다. 담소를 나누는 테이블 곁에서 공간을 멋스럽게,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거다.
루이비통의 영원한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향년 41세 젊은 나이에 암 투병으로 세상을 떠난 버질 아블로. 그의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패션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이어지고 있다. 아블로가 2021년 11월 세상을 떠난 후 그에 대하여 쓴 첫 번째 책이 출간됐다. 아블로와 협업해 온 언론인 앤더스 크리스티안 마센이 작업한 <루이비통 버질 아블로(Louis Vuitton: Virgil Abloh)>는 그가 생전 진행했던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과 패션쇼를 여덟 개의 챕터로 소개한다.

320여개 이상의 이미지에는 그만의 루이비통 코드로 주목을 받은 스니커즈 카탈로그도 수록됐다. 나오미 캠벨, 루카 사바트, 켄달 제너 등 그와 인생을 나누었던 이들의 개인적인 회고 또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이번 아트북 컬렉션은 두 가지 실크 하드커버로 제작된다. 아블로가 2021 봄-여름 남성 컬렉션을 제작했던 당시에 아티스트 레기노(Reggieknow)가 그린 만화 삽화를 담고 있다.
루이비통 버질 아블로 클래식 버전 60만원대, 프리미엄 버전 160만원대
칼 라거펠트가 만든
샤넬의 시대

샤넬의 전설적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를 소개하는 <칼 라거펠트 언신(Karl Lagerfeld Unseen)>. 이 책을 작업한 로버트 페어는 라거펠트 곁에서 협업했던 미국의 사진작가다. 정교한 사진 앵글과 디테일에서 알 수 있듯이 그만의 세련된 사진 연출은 예술 작품 그 자체로 즐기기에 좋다.

책 속에는 샤넬의 패션거리 깡봉가 파리 1구에서 칼 라거펠트가 36년간 전념했던 런웨이와 무대 뒤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밤낮없이 일하는 칼 라거펠트와 한 켠에 보이는 다이어트 콜라, 사랑하는 고양이 부베트까지. 백스테이지에서도 볼 수 없던 라거펠트의 보이지 않는 세계는 전 세계 샤넬 팬들이 소장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라거펠트가 부여한 샤넬의 정수와도 같은 컬렉션은 커피 테이블 북으로 제격. 라떼 또는 진한 에스프레소를 함께 곁들이며 감상해보자.
칼 라거펠트 언신 : 더 샤넬 이어즈 10만원대
발렌티노의 강렬한 레드,
로소(Rosso)


이탈리아의 럭셔리 오트 쿠튀르 브랜드 발렌티노만큼 레드 컬러가 상징적인 패션 하우스는 드물 거다. 강렬한 레드 커버가 인상적인 <발렌티노 로소(Valentino rosso)>는 발렌티노 메종에서 출간한 신간이다. 레드 컬러의 관계를 주목한 이 책은 50여 년간 세심하게 보존된 발렌티노의 아카이브를 여는 것에서 출발한다.

각각의 이미지는 발렌티노 오트 쿠튀르의 가장 상징적인 드레스부터, 나파 레더 소재가 멋스러운 락스터드 백, 고풍스러운 황동 소재로 장식된 브이 로고 시그니처 벨트에 이르기까지 180점 이상의 상징적인 드레스와 액세서리를 면밀하게 다룬다. “메종 발렌티노에게 레드는 단순한 컬러가 아니다. 변색되지 않은 아이콘이자 로고이며, 브랜드 자체를 상징하는 고유한 요소이자 가치이다”라는 창립자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말처럼 강렬한 레드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영원불멸해 보인다.
발렌티노 로소 33만원대
올 어바웃 '이브 생 로랑'
매혹적인 그의 일생일대기

블랙을 사랑한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일생을 다룬 <올 어바웃 이브(All About Yves)>. 이 책은 유명한 패션 역사가이자 파리 장식미술관 책임자인 까뜨린 오르망(Catherine Ormen)이 집필했다. 그녀는 여러 사료를 고증해 생 로랑 메종의 역사와 함께 이브 생 로랑 디자이너의 패션사를 훌륭히 복원해 냈다.

이브 생 로랑의 어린 시절부터 200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디올과의 쇼를 위해 디자인한 의상 스케치를 비롯해, 1966년 여성의 몸을 해방시킨 디너 재킷, 생 로랑에 보존된 아카이브 등을 생생한 이미지 고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 어바웃 이브 6만 9천원
EDITOR 박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