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출연했는데도…일끝나고 바로 카페 알바해야 했던 여배우

(Feel터뷰!) 드라마 '정년이'의 우다비 배우를 만나다 - 1부

올해 최고의 화제를 몰고 온 드라마 몇 편을 꼽으라면 아마도 '정년이'는 기본으로 언급될 것이다. 12화의 짧은 에피소드 였고, 완성도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잊혀간 여성 국극을 대중에게 다시 알리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김태리, 신예은, 정은채, 김윤혜, 라미란 등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도 이 작품은 충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만 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 작품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인 배우들도 있었으니

그중 정년이(김태리)의 절친이자 매란국극단의 공주를 꿈꿨지만 집안 사정으로 아쉽게 극단을 떠나야 했던 홍주란역의 우다비가 있었다. '정년이' 이전에 '멜랑꼴리아'와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연예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은 신예이자 아이돌스타와 같은 외모로 팬층을 늘려나가는 배우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지녔다는 점에서 향후 그녀는 한국 연예계를 이끌 주역으로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로 기대되고 있었다. '정년이' 종영후 그녀를 직접 만나 이번 작품에 출연한 소감,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nCH 엔터테인먼트

-2023년에만 무려 3작품(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 마에스트라, 정년이)를 잇달아 촬영하셨다. 3작품을 연이어 함께한 소감과 모두 공개된 소감은 어떠신지?

드라마 '마에스트라' 촬영을 마치고 나서 '정년이'에 캐스팅되었다. 다행히 준비 기간도 길었기에 여러 작품을 촬영해도 준비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우리 팀이 정말 공들여 오랜 기간 촬영했는데, 그 준비 기간만큼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굉장히 뿌듯할 따름이다.

-주란이역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오디션을 본것인가?

이미 우리 드라마는 정년이와 영서역을 포함한 메인 배우들 캐스팅을 완료한 상태였고, 주란이를 포함한 나머지 국극단원들을 오디션으로 선발했다고 들었다. 나 같은 경우 주란이 역에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합격하게 되었다.

-배우님의 이전 작품들을 보면 인상이 강한 역할이나 혹은 악역이 많은 편이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에서 '네 목을 잘라 버릴것이다'라는 연기를 봤을때 살벌했다.(함께 웃음) 그점에서 선하고 선한 홍주란은 배우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맞다. 나도 주란이라는 역할로 오디션을 봤을 때 다들 나를 좋게 봐주실까 궁금했는데, 다행히 잘 선택해 주셔서 감사했다. 보통 배우들은 선역을 하다가 악역으로 변신하기 마련인데, 나는 주로 악역만 한 배우다 보니 선역으로 연기하는 거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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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란을 어떤 캐릭터라 생각하며 접근하려고 했나?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것 중 기억에 남는 대목이 주란이는 '귀명창'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듣는귀, 보는귀가 좋은 캐릭터여서 일찍이 정년이의 진가를 알아보게 된다. 정년이가 처음 오디션을 봤을때 창을 하는데 복도를 지나가던 주란이가 그것을 듣고 멈추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주란이는 능력 있는 사람들의 진가를 알아보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

-안양예고를 다니신 만큼 연극무대를 경험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점에서 봤을때 '정년이'의 국극무대는 배우님에게 어떤 느낌이었나?

사실 나도 예고 시절 연극 무대를 섰을 때 '정년이'에 나온 촛대(단역,엑스트라)처럼 작은 연극을 많이 했다. 대부분 기죽은 학생 역할을 많이했는데, '정년이'를 통해 다시 한번 무대 연기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촬영한 드라마와 달리 새로운 극 무대를 올리는 기분이었고, 준비하면서도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 국극 역시 연극과 같은 장르였기에 배우들 간에 많은 소통을 해야 했고, 한편의 작품을 함께 준비하는 기분이어서 뿌듯했다.

-홍주란 캐릭터가 흥미로운 대목은 상대 배우의 연기에 잘 이입하는 역할이란 점이다. 그점이 배우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웠을것 같다. 극중 주란이 정년이, 영서의 연기에 큰 영향을 받는데 함께한 김태리, 신예은과 함께한 소감은 어떠셨는지?

정말 복에 겨웠다.(웃음) 두 언니와 정말 소통이 잘 되었고, 이야기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잘 다가와 줘서 마음을 열고 연기할 수 있었다. 태리 언니는 정년이 그 자체였으며, 예은 언니 역시 영서 그 자체였다. 촬영하며 서로 장난도 많이 쳤고, 어색할수 있는 걸 아는지 언니들이 편안하게 해줬다. 극중 주란이가 두 사람에게 이입했던 것처럼 나 역시 두 사람의 연기에 빠져들며 잘 호흡할수 있었다. 그만큼 언니들이 잘해줬기에 가능했다. 현장에서 많은 복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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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엉뚱한 질문이다. 주란이가 정년이 연기에 너무 빠져들어서 배역이 아니라 그 인물로 느끼는 대목이 나온다. 그 때문에 주란이가 정년이와 연기하는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실제 배우 입장에서도 장년이와 같은 배우를 만난다면 부담을 느끼는 편인지?

그 장면을 해석하자면 주란이가 자신의 감정을 두려워했다고 생각한다. 정년이와는 우정보다 깊은 심리 관계가 있었고, 그래서 억지로라도 정년이를 피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 인해 정년이가 스스로 채찍질하게 되고, 주란이는 너무 난감하게 되었다.

-주란이가 원작 웹툰의 부용이 설정에 맞춰진 캐릭터라고 봐야할까?

나도 원작을 다 본 독자 입장이지만, 웹툰과 드라마의 주란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그것처럼 부용이와 주란이도 완전히 다르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주란이는 드라마의 상황에 더 초점을 맞춘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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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란국극단은 국극 명문이지만 한편으로는 냉정한 곳이다. 매번 오디션을 봐야 하고, 후배들의 월급도 적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홍주란 캐릭터가 바로 그러한 후배 배우들의 애잔함을 대표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점에서 볼때 배우입장에서 많은 공감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홍주란으로 대변되는 국극단원의 치열한 일상을 연기하면서 가장 공감되는 대목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예술의 길은 외롭고 힘들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웃음) 정말 이름을 알리기 전에는 이 세계는 정말 힘든 세계이고 직업이다. 나같은 경우 연기 데뷔를 한 20대 초반때만 해도 내가 너무 큰 꿈을 꾸고 있나 생각한적이 있었다. 이 일을 하다가 안되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러고 보면 그 당시 꿈을 향해 쫓았던 주란이가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주란이는 현실을 찾아가게 되지만,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고 노력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전 인터뷰를 찾아보다가 '정년이' 촬영을 마치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셨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후가 있으신지?

맞다.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다.(웃음) '정년이' 촬영을 하고 나서 여행을 했는데, 방영전까지 3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루틴적인 일상을 살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평일 오전 7시에서 오후 1시까지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경험할 수 있어서 나에게는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며,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손이 빠른 편이어서 카페 아르바이트에 제격이었다.(웃음) 나중에 손님들이 '정년이'를 보고 나서 나를 찾으러 왔다는 후기를 들었다.(웃음) 주로 회사원분들이 많이 오셔서 바쁘신 분들이라 이야기를 많이 못 나눴다. 가끔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오셔서 '우리 교회 오세요'라고 전도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웃음)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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