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원에 팔린 말도 안 되는 빈티지 스포츠카의 정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중 하나는 맞춤 제작된 롤스로이스 드롭테일로 어마어마한 가격인 408억(3000만 달러) 원에 달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약 5m 길이의 이동식 궁전을 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매에서 판매되는 클래식 자동차를 살펴보면 이조차도 푼돈처럼 보일 수 있다.

약 2년 전 무려 2000억 원에 팔린 자동차가 있다면 믿겠는가? 자동차 애호가들조차도 고심해야 될 정도의 금액이었던 이 차량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자동차 중 하나

메르세데스-벤츠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는 경매에서 팔린 가장 비싼 자동차일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자동차 중 하나이기도 하다.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는 단 두 대의 프로토타입만 제작됐기 때문에 매우 희귀하다. 이 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설적인 레이싱 부서 엔지니어인 루돌프 울렌하우트(Rudolf Uhlenhaut)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낮고 매끈한 프로파일의 울렌하우트 쿠페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는 1950년대 제작된 자동차로서는 놀라운 일이었다.

차체는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높은 기동성 및 최고 속도에 기여했다. 무엇보다도 독특한 점은 걸 윙 도어다. 차량에 특별히 설계된 도어는 자동차의 존재감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구조적 강성에도 도움을 준다.

# 강력한 자연 흡기 엔진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의 심장부에는 완벽한 엔진이 있다. 이는 3L 직렬 8기통 엔진으로, 그 시대에는 경이로운 것이었다.

이 엔진은 인상적인 302마력을 뿜어내며 차가 290km/h의 최고속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직렬 8기통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성공적인 W196 포뮬러 원 자동차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 차가 레이싱 혈통을 띄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자동차

2022년 5월 5일.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서 열린 RM 소더비 경매에서 약 2000억 원(1억 4300만 달러)에 팔리면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이로써 울렌하우트 쿠페는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자동차로 새로운 기록을 세웠으며, 2018년 약 660억에 팔린 1962년 페라리 250 GTO의 기록을 단숨에 깨버렸다. 구매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재력의 수집가일 것으로 추정된다.

# 20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가?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는 자동차 역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50년대에 개발된 이 차는 원래 스포츠카 경주용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1955년 르망 참사 이후 메르세데스-벤츠가 모터스포츠에서 철수하면서 울렌하우트 쿠페는 경주에 참가하지 못했다. 결국 이 차는 역사적 및 문화적 가치를 더하며, 전 세계 단 두 대만 제작돼 희소성이 더 높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 차는 메르세데스-벤츠에 의해 세심하게 보존 및 관리돼 거의 새것처럼 보이며 첨단 엔지니어링과 기능을 보유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가치를 가지게 됐다.

박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