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붓고 자꾸 피곤하다면?"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 그냥 넘기면 늦는다?

임태균 기자 2026. 4. 2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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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진행되는 만성신부전…30~50대 놓치기 쉬운 이유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회사 일에, 육아에, 잦은 회식까지. 30~40대 여성과 40~50대 남성에게 피로감과 부종은 흔한 일상이다. "요즘 좀 피곤해서 그래"라고 넘기기 쉽지만, 이 신호가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 몸의 '정수기' 역할을 하는 신장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장기다. 이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면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 질환이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고, 결국 치료 시기를 놓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다.

채승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신부전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신장 기능 저하가 의심되면 조기에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령에 따라 원인도 다르다. 소아에서는 선천성 신장 기형이나 요로 폐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성인에서는 당뇨병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여기에 고혈압,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장질환 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상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몸이 붓는 정도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혈압, 호흡곤란, 식욕 저하, 구토 등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빈혈, 가려움증, 면역력 저하 같은 합병증도 함께 나타나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다.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을 확인한다. 

특히 사구체여과율(eGFR)이 60mL/min/1.73㎡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단백뇨(알부민뇨) 등 신장 손상의 증거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신부전으로 판단한다. 필요 시 초음파나 CT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신장의 구조적 이상도 확인한다.

치료의 핵심은 '속도 늦추기'다. 이미 저하된 신장 기능을 되돌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 혈당과 혈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도 도입되면서, 조기에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신기능 보존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식습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염·저단백 식이를 통해 신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빈혈이나 골질환 같은 합병증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질환이 말기 단계로 진행하면 선택지는 달라진다.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해진다. 혈액투석은 일정 간격으로 혈액을 몸 밖으로 순환시켜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이고, 복막투석은 복강 내 복막을 이용해 체내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다.

보다 근본적인 치료는 신장 이식이다. 이식이 성공하면 투석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삶의 질과 생존율도 향상된다. 최근에는 면역억제제 발전으로 이식 성공률과 장기 생존율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다만 공여자 확보와 면역학적 적합성 평가가 필요하고, 수술 후에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핵심은 '조기 발견'이다. 채 교수는 "만성신부전은 식습관만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당뇨와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투석 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심코 지나친 피로와 붓기. 그 작은 변화가 신장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