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용인에 360조를 투자했는데'' 전북으로 '이전'하라고 압박넣은 정부

세계 최대 규모로 떠오르는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36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팹 6기를 조성하며, 2024년 12월 산업단지 계획 승인을 받고 2026년 말 착공을 목표로 토지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정부와 삼성전자가 공정을 앞당기기로 합의하면서 2028년 하반기 1기 팹 가동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원을 투자해 D램 월 70만장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1기 팹에만 약 1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용적률 상향과 장비·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당초 계획보다 투자 규모가 5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2050년까지 4개 팹을 모두 완공할 예정이다.

착공 직전 불거진 전북 이전론의 충격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산업단지 계획 승인과 토지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며 착공을 앞둔 국가 핵심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북 지역 정치권과 일부 정당 조직을 중심으로 전북 이전론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력 공급 여건 등을 이유로 다른 지역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논쟁이 촉발됐고,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반도체 기업의 새만금 이전이 국가 생존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북 이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전 논의는 단순한 지역 유치 경쟁을 넘어 수도권 집중형 산업 구조와 에너지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 사안이라는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남부 반도체 벨트의 전략적 가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남부 반도체 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인근 화성·수원·이천 등 기존 반도체 산업 단지와의 지리적·인력적 연결성이 높아 인재 확보와 소재·부품 생태계 형성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시에 기존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며 2022년 반도체 호황기에 2조억원의 법인 지방소득세를 납부한 바 있으며, 용인 클러스터가 가동되면 경기남부 지역의 세수와 고용 효과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가 산업단지 지정과 기반 시설 확충을 지원하며, 지자체와 업계는 생산라인 적기 가동을 위해 도로·철도망 확충, 전력·용수 공급 등 인프라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반도체 투자에 따른 지역 경제 효과는 부동산 시장과 고용 등으로 확산하며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전 불가능하다는 업계의 강력한 반발

업계는 이미 진행 중인 투자 계획과 생태계 형성, 인력 공급 등을 이유로 이전에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부지가 바뀌면 인력 수급 문제는 물론 소재·부품 업계와 조성된 생태계를 원점에서 다시 고려해야 하며, 이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용인시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반도체 클러스터의 이전 논의가 확산될 경우 투자 지연과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북 이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이전은 기업의 판단 영역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전면 이전론은 행정·제도적 한계에 가로막혔다.

지자체 세수 확보 경쟁으로 번진 지역 갈등

이번 논쟁에는 지자체 간 세수 확보 경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막대한 법인세와 지방소득세가 해당 지자체로 유입되며, 이는 지역 재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화성시의 사례처럼 반도체 호황기에는 수조원대의 세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 지역 재정 확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전북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 여건과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이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이미 착공 단계에 들어간 국책사업을 정치적 논리로 흔드는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며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핵심 전략 산업인 만큼, 지역 이해관계를 넘어선 거시적 관점에서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가 산업 전략과 에너지 정책의 조율 과제

이번 논쟁은 단순한 이전 가능성을 넘어, 수도권 집중형 산업 구조와 에너지 공급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 사안으로도 평가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면 막대한 전력 수요가 발생하며, 이는 수도권 전력망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전북 측에서는 새만금 등 전력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에너지 전략에 부합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미 수십조원이 투입되고 생태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오히려 전력 인프라 확충과 재생에너지 연계 등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논쟁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지역 균형 발전, 에너지 공급 전략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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