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가 홍범식 대표 체제에서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2025년 통신업계를 뒤흔든 해킹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 누린 효과와 더불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사업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모바일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AI 전환(AX)을 가속화하고 사업 경쟁력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킹 사고 반사이익 '톡톡'
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4517억원, 영업이익 89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3.4%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가 연매출 1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에서 단말수익을 제외한 서비스수익은 12조26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이는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실적 전망치(2% 성장)를 상회한 것은 물론 최근 4년 내 최고 성장률이다.
이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모바일 사업의 안정적인 확대가 꼽힌다. 통상 통신 사업은 내수 중심 산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변화가 크지 않지만 지난해에는 가입 회선 증가에 힘입어 모바일 부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6조6671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 역시 크게 늘었다. 이동통신(MNO)과 알뜰폰(MVNO)을 합한 전체 무선 가입 회선 수는 3071만1000개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특히 한해 동안 총 무선 가입 회선 수가 처음으로 3000만개를 돌파했다. MVNO의 경우 2019년부터 7년 연속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4년 대비 전체 순증 가입 회선은 219만6000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입자 확대의 상당 부분이 경쟁사들의 해킹 사고와 이에 따른 위약금 면제 조치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이어진 경쟁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고 국면에서 약 34만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지난해 7월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위약금 면제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단기간에 대규모 번호 이동이 발생했고 이탈 고객 상당수가 LG유플러스로 유입됐다. 또 올초 2주간 KT 위약금 면제 기간에도 LG유플러스는 5만674건의 순증을 기록했다.
강진욱 LG유플러스 모바일 디지털 사업그룹장은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 분야에서는 익시오와 같이 AI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며 "이러한 노력이 고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파주 AIDC 2단계 투자 확대 검토
LG유플러스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AI 기반의 신사업들의 성장도 순항 중이다. 특히 기업간거래(B2B) 부문의 AI 데이터센터(AIDC) 성과가 두드러졌다. 소비자 부문(B2C)에서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 가입자의 목표치를 달성했다.
먼저 AIDC 사업의 경우 자체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과 함께 신규 설계·구축·운용(DBO) 사업 진출에 따라 지난해 422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18.4% 증가한 수치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케이스퀘어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DBO 사업 시장에서 입지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156억원을 투자해 착공을 시작한 파주 데이터센터는 차세대 코로케이션(데이터센터 대여 및 위탁운영) 사업 확장의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는 축구장 9개 크기의 부지에 서버 10만 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형균 엔터프라이즈 AI 사업그룹장은 데이터센터 사업 로드맵과 관련해 "소버린 AI나 글로벌 빅테크, 국내외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신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파주 데이터센터 고객 수요가 확보된 상태로 추가적인 수요가 예상됨에 따라 2단계 투자 확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DBO 시장의 경쟁 우위는 결국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와 국내외 대기업 고객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며 "LG유플러스는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의 협업을 지속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2C 사업에서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 가입자 확보에 힘쓴다. 익시오 가입자는 지난해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섰다. 향후 300만명까지 확대하는 것이 LG유플러스 목표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AI 통화서비스 익시오는 가입자 목표였던 100만명을 상회했다"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외부 사업뿐 아니라 내부 비용 통제에도 AI를 전면에 내세운다. 전사 업무에 AX를 적용해 성과 분석과 이상 징후 모니터링까지 연계하는 구조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 CFO는 "AX 도입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와 관리 체계 고도화로 사업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투자대비수익(ROI) 관점으로 자원 투입을 최적화해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800억 규모 자사주 소각 및 배당 정책 기조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주당배당금을 660원(중간배당금 250원 포함)으로 책정 배당성향 51.9% 수준을 유지해왔다. 연간 실적에 기반한 결산배당 기준일은 다음달 31일로 결정됐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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