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기자는 민주투사야" YS와 인연 떠올린 정진석 "국힘-尹정부가 개혁 유업 잇겠다"
기자시절 인연, 금융실명제-하나회척결 등 YS업적 강조…"오늘날 '공정과 정의' 바탕이 된 개혁 첫 본격적 시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서거 7주기를 맞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을 기리면서 "오늘 국민들이 시대적 가치라고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바탕이 되는 개혁을 (김영삼) 대통령님께서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시도하셨다"고 말했다. YS의 '문민정부' 시절 개혁 업적을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 연결지은 것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별도로 현충관에서 열린 7주기 추모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님은 우리 당의 자랑이요 자부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이 되자마자 금융실명제, 하나회 해체 등 개혁조치들을 단호하게 단행했다"고 상기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국회) 대회의실엔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국민의힘은 (故) 박정희 (전) 대통령님이 이룩한 산업화, 김 전 대통령님이 이끈 민주화를 근간으로 하는 정당"이라며 "대통령님의 7주기를 맞아 전국 당협에 '민주주의의 거목, 그 뜻을 이어가겠습니다' 플래카드를 내걸었다"고 전했다.
신문기자 출신으로, 3김시대 한축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적자로 통하는 정 비대위원장은 "저는 공적으로 사적으로 김 전 대통령님과 인연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신 정권, 군부 정권하에서 민주화 투쟁을 이끄실 때 그분은 거침이 없으셨다. 좋아하셨던 휘호 '대도무문(大道無門)' 큰길에는 문이 없다, 바로 그대로였다"고 평가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신민당 시절) 김영삼 총재는 1986년 2월 1000만명 개헌 서명을 주도하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압수수색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서소문 민추협 건물 앞에서 투쟁하다가 경찰에 연행돼 곧바로 가택연금을 당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와중에 신문사 사회부 기자들이 민추협 건물 10층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저지하는 경찰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그때 저도 남대문경찰서에 연행된 기억이 난다"며 "그날 이후 김 총재님은 저를 보고 웃으시면서 '정 기자는 민주 투사야'라고 제 손을 꼭 잡아 주시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 "정치부 기자 시절엔 김 총재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아침마다 상도동 자택을 방문했다. (YS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님께서 손수 끓여주신 시래기국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반찬이라야 김치와 거제에서 올라온 생선 한 토막 정도였다. 상도동 살림살이는 정말 검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YS)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확실한 뜻이 있었기에 늘 국민의 눈높이를 생각했다"며 "대통령 5년 임기를 마치시고, 상도동 그 집에 그대로 돌아오셨다. 요란하게 집을 증축하거나, 경호를 이유로 큰 건물을 짓지 않았다. 오늘을 사는 우리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큰 어른이셨다"고 기렸다.
이는 경남 양산에 새 사저를 지어 퇴임 후 입주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YS를 대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님은 잠깐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그런 나약한 길은 결코 선택하지 않으셨다. 불굴의 의지를 갖고 계신 분이셨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님께서 신념의 지도자로서 역사에 길이 기억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님의 유업을 이어가겠다"며 "대통령님께 부끄럽지 않게,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이 되도록 저희는 집권여당으로서 더욱더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YS 7주기 추모식엔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정치권이 함께 했다. 국민의힘에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3선의 안철수 의원, 김미애·박정하·서정숙·이채익·신원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조정식 사무총장이 참석해 이재명 당대표의 추도사를 대독했다.
이외에도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추모위원장을 맡은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무성 이사,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추모식 직전에는 윤 대통령이 YS 묘소를 비공개 참배하고 '지금은 모두 거산(巨山)의 큰 정치, 바른 정치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라고 방명록을 썼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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