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KT]③'김영섭 표' AICT 청사진 그린 키맨은
KT 구조조정의 배경을 살펴보고 신사업의 경쟁력을 진단합니다.
KT가 인력 23%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명분은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이다. KT는 AI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과 함께 신사업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AICT 전환 전략을 실행하는 핵심 인물로 정우진 전략·컨설팅부문장이 지목된다.
정 부문장은 김영섭 최고경영자(CEO)와 LG CNS 시절부터 함께한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CEO는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11월 정 그룹장을 영입했다. 정 그룹장과 비슷한 시기에 영입된 AI 전문가 오승필 최고기술책임자(CTO)에게 IT(정보기술)·AI 거버넌스 구축 과제를 맡겼다.
지난달 말 진행한 조직개편에서 정 부문장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KT는 그가 이끄는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 재편하고 그룹 최정예 AICT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이 조직의 역할은 △AX(AI전환) 전략사업 발굴·제안·수행 지원 △차세대 IT 프로젝트 이행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협력 강화다.
'AI·매출 비중 19%' 목표
KT의 AICT 사업 목표는 향후 4년 뒤 AI·IT 매출 비중을 기존 6%에서 19%로 늘리는 것이다. KT의 매출 대부분은 유무선 통신 사업에서 나온다. 문제는 국내 통신 시장에 포화 상태에 이르러 통신사가 큰 폭의 성장을 이루기 힘든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휴대폰 가입자 수는 약 5700만 회선으로 한국 전체 인구 수를 넘어섰다. 수익성이 큰 5G 가입자 비중도 70%를 넘겼다. 올해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2700만 단자로, 한국 전체 가구 수(2240만 가구) 보다 많다.
KT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AICT 사업은 AIDC(데이터센터), GPU(그래픽처리장치) 팜, AICC(콜센터),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다. 또한 AI 기술을 통신·의료·교통 등 다양한 사업에 적용한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AI 관련 사업 중 빠르게 수익화가 시작되는 분야로 꼽힌다. AI 서비스 이용이 확산될수록 트래픽이 늘어나는데, 이를 처리할 데이터센터 수요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KT는 100% 자회사인 KT클라우드를 통해 전국 14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중 8곳은 수도권에 위치해 고객사가 원하는 위치에서 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과제는 AI 서비스 확대에 맞춘 고성능 GPU 서버 배치 등 일반 데이터센터를 AI데이터센터로 탈바꿈 하는 것이다.
LG CNS 시절도 MS와 협력
정 부문장이 이끄는 전략·컨설팅부문의 역할 중 하나인 MS와의 전략적 협력은 KT AICT 사업 전략의 한 축이다. KT는 MS와 △한국형 AI·클라우드 개발 △AX(AI전환) 전문기업을 설립한다. 이를 위한 향후 5년 간의 투자 비용은 2조4000억원이다.
특히 한국형 클라우드 사업은 LG CNS 출신의 색채가 나타난 전략으로 평가된다. KT와 MS가 추진하는 한국형 클라우드는 한국의 법·제도에 맞춘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이다. 예를 들어 한국 금융사는 관련 법에 따라 내부망과 외부망의 전산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한다. 망을 분리하지 않는 전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한국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와 정 그룹장은 LG CNS에 재직할 때 디지털 전환 사업 일환으로 MSP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또 다른 KT 내 LG CNS 출신인 강성권 클라우드·플랫폼 리드가 MS와의 협력을 함께 핸다. 강 상무도 정 그룹장과 함께 김 대표가 영입한 인물로 꼽힌다.
윤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