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김정은, 여자 프로농구 통산 최다득점 달성
부천 하나은행 김정은(37·179cm)이 여자 프로농구 통산 최다 득점 주인공이 됐다. 2024-2025시즌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20년 차 베테랑은 2일 용인 삼성생명과 홈 경기에서 1쿼터 시작 25초 만에 2점 슛을 넣었다. 3점 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김정은은 상대 이해란 수비 속에서도 침착한 드리블로 골 밑까지 치고 들어가 팀의 첫 득점으로 연결했다. 개인 통산으로는 8141점째였다. 정선민 전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던 종전 최다 득점(8140점)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심판진은 김정은이 대기록을 달성하자 경기를 잠시 중단했고, 장내 아나운서는 김정은의 이 한 골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김정은은 역사적인 득점을 했던 공을 기념으로 건네받고 밝은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김정은 이날 성적은 8점(7리바운드). 마지막엔 웃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삼성생명에 48대67로 완패하며 6팀 중 5위(3승8패)에 머물렀다. 3위 삼성생명은 개막 4연패 뒤 7연승을 달렸다. 강유림(15점), 조수아(14점), 키아나 스미스(13점)가 공격을 이끌었다.
김정은은 “경기장으로 오기 전 정선민 선배와 카톡으로 대화를 나눴다. 대선배 언니들과 뛰었던 것에 자부심을 느꼈는데, 후배들에겐 그런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했다”면서 “은퇴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힘닿는 데까지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후배들과 챔피언전에 뛰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8082점을 넣었던 김정은은 지난 10월 개막 직전 종아리를 다쳐 4번째 경기부터 ‘득점 적립’을 재개했다. 지난달 29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선 19점을 몰아치며 팀을 6연패 수렁에서 건져내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평균 8.1득점(7.5리바운드)을 기록 중이다.
김정은은 18세였던 2005년 12월 21일 삼성생명전에 데뷔해 첫 득점을 한 이후 쉼 없이 달려왔다. 통산 2000점부터 8000점까지 1000점 단위 득점 최연소 기록은 여전히 김정은이 갖고 있다. 최연소 1000점만 박지수(20세 1개월·현 갈라타사라이)가 김정은(20세 2개월)을 앞선다.
김정은은 온양여고 시절부터 특급 포워드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2005년 11월에 열렸던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신세계(하나은행의 전신)의 지명을 받았고, 첫 시즌부터 활약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2010-2011시즌엔 첫 득점 1위를 했다. 득점왕에 통산 4번 올랐고, 리그 ‘베스트 5′에 6번 선정됐다.
김정은은 신세계가 2012년 해체를 선언하고, 하나은행이 선수단을 인수해 새롭게 창단하는 과정 속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켰다. 서른 살이었던 2017년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 통합 우승에 앞장서며 챔피언전 MVP(최우수선수)로 뽑혔고, 2022-2023시즌에도 통합 우승을 맛봤다. 우리은행에서 6시즌을 보낸 김정은은 다시 FA 자격을 얻어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인 하나은행에 돌아왔다. 2년 계약(연봉 2억원, 수당 5000만원)이었다. 그런데 삼성생명과 개막 첫 경기에서 이해란과 충돌해 앞니가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졌다. 적어도 몇 주가량 뛸 수 없을 것으로 보였는데, 사흘 뒤 우리은행전에 마우스피스를 끼고 나왔다. 잇몸 붓기가 가라앉자 임시 치아를 넣고 뛰었고, 시즌을 마치고 나서야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김정은을 구심점으로 삼은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청주 KB에 3전 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김정은의 통산 출전 경기수(571경기)는 역대 4위인데, 총 출전시간(1만8808분)은 역대 1위다. 이미 지난 시즌에 변연하 현 BNK 코치가 갖고 있던 종전 1위(1만8476분) 기록을 경신했다. 김정은이 다음 시즌에도 코트를 누빈다면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가 보유 중인 역대 최다 출장(600경기)도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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