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11년 만의 컵대회 최정상…대한항공에 극적인 역전승

통영=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2024. 9. 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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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KOVO 제공


프로배구 최고 인기 구단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제압하고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3년 이후 11년 만의 컵대회 우승이다.

현대캐피탈은 28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컵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물리치고 대회 최정상에 섰다. 첫 세트를 허무하게 내줬지만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3개의 세트를 먼저 따냈다. 세트 스코어 3 대 2(15-25 25-23 19-25 25-19 15-13) 역전승이었다.

캡틴 허수봉이 이날 21점을 몰아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아시아쿼터 덩 신펑(17점·등록명 신펑),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 레이바(14점·등록명 레오), 영건 미들블로커 김진영(11점)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준결승에서 삼성화재와 풀세트 접전 끝에 결승전에 올라온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경기 전 "어떻게 이길지 선수들과 벤치 모두 분석을 했다"며 "오늘은 최상의 전력이 나갈 것이다. 강하게 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세트 초반 대한항공의 기세는 매서웠다. 현대캐피탈은 속수무책으로 연신 점수를 내줬다.

대한항공은 시작과 동시에 대거 7점을 내며 승기를 잡았다. 한선수의 연속 날카로운 서브가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라인을 당황케 했다. 외국인 공격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는 전위, 후위, 블로킹을 가리지 않고 6점을 뽑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친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도 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초반 7점이나 뒤진 상황에서야 이날 경기 첫 득점을 뽑아냈다. 뒤늦게 아시아쿼터 신펑(4점), 토종 공격수 허수봉(3점), 미들블로커 김진영(3점) 등이 힘을 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기에는 늦은 상태였다.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는 1세트 무득점에 그쳤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공격수 레오. KOVO 제공


2세트 양상은 팽팽했다. 현대캐피탈이 도망가면 대한항공이 바로 따라붙는 경기 양상이 이어졌다. 백중세 끝에 웃은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레오의 경기력이 조금이나마 살아났다. 1세트에서 힘에 부친 모습을 보였던 레오는 3개의 범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4득점을 뽑아내며 2세트 승리에 도움이 됐다.

미들블로커 김진영의 활약이 가장 눈부셨다. 김진영은 2세트에서 블로킹으로 3점을 뽑아낸 데 이어 서브(2점), 전위 공격(1점)으로도 총 6득점을 기록, 팀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책임졌다. 현대캐피탈이 23 대 22로 앞선 상황, 최민호가 세트 포인트를 만드는 24번째 득점을 뽑아내자 통영체육관을 찾은 배구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대한항공은 2세트 리시브에 애를 먹었다. 세트 중반까지 리시브 효율이 0%일 정도였다. 이준(5득점)과 곽승석(4득점)이 분전했지만 2세트를 내줘야 했다.

3세트는 대한항공 요스바니의 독무대였다. 필요할 때마다 중요한 득점을 뽑아내며 팀의 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요스바니는 3세트에서 42.10%의 공격 점유율을 지녔는데, 62.50%의 높은 성공률로 공격을 처리했다. 3세트에만 총 7점을 따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낸 선수가 됐다.

리시브도 앞선 세트들보다 좋았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리시브 효율을 35.71%까지 끌어올렸다.

대한항공 요스바니. KOVO 제공


4세트는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허수봉이 한 세트에만 8점을 몰아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허수봉은 66.7%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며 대한항공을 무너뜨렸다. 3세트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한 레오의 경기력도 좋아졌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 5득점에 그쳤던 레오는 4세트에서만 5득점을 뽑아내는 위력을 뽐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챙긴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두 팀은 '결승전 5세트'다운 매서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경기장을 찾은 배구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주요 공격수들이 고루 점수를 따내며 우승을 맛봤다. 레오, 신펑, 허수봉이 총 11점을 합작했다. 대한항공은 5세트에 이준(3점), 요스바니(2점)가 활약했지만 현대캐피탈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뻐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단. KOVO 제공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컵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구단 통산 5번째 컵대회 우승이다. 이날 남자부 결승전이 열린 통영체육관에는 총 1922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오는 29일부터는 여자부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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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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