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인력이 부족 한 상황. 이로 인해 전기차 소유자가 내연기관 운전자 대비 수리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수리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부품 수가 적어서 수리 비용도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반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최근 전기차는 400V 혹은 800V 시스템을 사용한다. 숙련되지 않은 기술자가 잘못 취급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감전이 되지 않더라도 잘못 작업해 화재가 발생하면 이후 상황이 곤란해진다. 리튬 배터리 특성상 열폭주가 시작되면 소화를 위한 전문 장비와 훈련 없이 화재를 진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구성하는 수많은 전선(와이어링 하네스) 중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기차를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한 다양한 장비들도 갖춰져야 한다. 유럽의 경우 일반 자동차 정비소에서 전기차 정비를 하기 위해 3만 유로(약 4290만 원) 이상 지출을 통해 전문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
장비를 확보했다고 해도 전문 인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확산 속도를 미뤄볼 때 2031년까지 약 8만여 명의 전기차 수리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보다 시장이 작은 호주의 경우 2030년까지 약 9천여 명의 전기차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느린 국가는 전기차 전문 수리 인력이 준비돼도 문제다. 전기차를 수리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 자동차 산업 연구소(IMI)에 따르면 영국의 전체 자동차 정비사 20%가 전기차 수리 관련 교육을 이수했다. 하지만 이들 중 전기차를 수리한 경험과 실력을 갖춘 전문 인력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전기차가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는 인력이 부족하고, 인력이 준비된 국가는 전기차를 수리할 일이 없으며, 일반적인 자동차 정비소가 전기차 정비를 위한 준비까지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공식 서비스센터는 지점마다 전기차 전문 인력을 배치하기 때문에 전기차 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기차 수리가 몰리면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수리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궁극적으로 보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중고차 보증업체 워런티와이즈(Warrantywise)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 기준 1년 보증 비용이 유사 가격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리를 하려면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하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높은 보험료와 비용 등 문제는 전기차를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에게 고민이 될 수 있다. 연료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부분 때문에 초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인데, 총 소유 비용 면에서 내연기관차와 다를 바 없거나 더 비싸면 전기차를 선택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전기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수리 인력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투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적인 전기차 수리 인력 양성과정을 시행 중이며, 지멘스(Siemens)도 전기차 관련 교육을 위해 3천만 달러(약 40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영국 IMI는 정부에게 전기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금 배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각 기업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전기차 수리 가격은 더 비싸지고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토뷰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