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당신은 누구십니까] 유권자 없는 ‘닫힌 공천’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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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비례대표는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만, 그 출발점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 내부에 있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비례대표 공천은 대부분 정당 내부 심사와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권리당원 참여를 확대해 투표 50%, 상무위원 심사 50% 반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객관성 확보와 당원 주권 강화를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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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당원 참여·배심원단 도입에도 “투명성은 여전히 미지수”
비용 부담·정수 한계…대표성 확대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
후순위 공천에 낮은 관심까지…유권자 밖에서 결정되는 의회 구성


지방의회 비례대표는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만, 그 출발점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 내부에 있다.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됐는지는 선거 과정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선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비례대표 공천은 대부분 정당 내부 심사와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문제는 심사 기준과 평가 방식, 후보 간 경쟁 과정이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정당 관계자는 "당헌·당규에 따라 심사가 이뤄진다"면서도 "세부 평가 과정까지 공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깜깜이 공천' 논란으로 이어진다. 공천 기준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다 보니 결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 정치학계에서도 "공정성을 주장하려면 검증 가능한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고 꼬집는다.
최근 일부 정당은 공천 방식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권리당원 참여를 확대해 투표 50%, 상무위원 심사 50% 반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객관성 확보와 당원 주권 강화를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도의회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경기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권리당원에게 전화나 문자 발송 등에 상당한 금액의 비용이 발생해 여성이나 청년 후보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 확대라는 취지와 달리, 경제적 부담이 또 다른 배제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그동안 운영해온 '배심원단' 제도를 통해 공천의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인력풀을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고, 도당에서 공천을 마무리하기 전 적격성을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실제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기능을 하는지, 아니면 통과를 위한 형식적 과정에 그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양당 모두 여성, 청년, 전문성 등을 고려한 공천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
특히 기초의회의 경우 비례대표 정수가 1~2명에 불과해 다양한 대표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정당 내부에서도 "제도 취지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 권한을 둘러싼 논란도 반복된다. 민주당 지역위원회나 국민의힘 당협위원회는 공식적으로 비례대표 공천권이 없고, 신청 여부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비례대표 공천이 선거 일정에서 후순위로 밀린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단체장과 지역구 후보 공천이 먼저 진행된 뒤 막바지에 이뤄지면서 유권자의 관심 밖에서 결정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 언론 관계자는 "발표 시점이 늦고 정보도 제한적이어서 취재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비례대표 공천은 제한적 개선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폐쇄적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유권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의회의 한 축이 결정되는 현실은 제도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례대표야말로 직접 선택이 제한된 만큼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명호·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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