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만드는 편집 디자이너의 특별한 구석

소장품의 가로세로 폭을 고려해, 정밀하게 치수를 계산한 맞춤형 가구. 알록달록 아이템들을 차분하게 아우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블랙 컬러 조명. 편집 디자이너 김하람 1집러의 공간은 잘 연출된 무대를 연상시켜요.

안경, 포스터, LP판, 위스키, 만화책 등 다양한 수집품이 모여있지만, 그 질서정연함에 감탄이 절로 나오죠. 김하람 1집러의 특별한 구석, 함께 살펴볼까요?

‘김하람 Kim Haram’님의
<특별한 구석>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월간 <디자인>에서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하람(@haaaaram)입니다. 대학 시절, 친구와 함께 <어메이징 매거진>이라는 독립 잡지를 만들었을 정도로 책과 출판 일도 좋아해요. 졸업 후에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지냈는데 일정한 생활 루틴을 잡기 어렵더라고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일도 배우고 싶어서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죠. 이 집은 부모님, 동생과 다 함께 살던 집이에요. 부모님은 제주도로 이사를 가셨고 동생은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 이제 저 혼자 살고 있어요.

공간 곳곳 직접 만든 가구가 눈길을 끌어요.

오토데스크 CEO직을 은퇴한 후 목수로 살고 있는 칼 바스(Carl Bass)가 누구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사는 메이커스 마인드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인상 깊었어요. 혼자 살게 되면서 공간을 내가 만든 가구로 채워보자 결심했죠. 이제는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지 5년 정도 지났네요. 가구를 만드는 과정도 좋아해요. 계획한 것을 선명한 결과물로 진행 단계마다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제 기질과 잘 맞아요.

아이템이 굉장히 많아요. 어떤 것들을 수집하고 있나요?

대학교 졸업작품 주제도 아카이브였던 만큼 수집하는 걸 좋아해요. 특히, 빛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매력 때문에, 조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공간을 채우는 다양한 아이템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블랙 컬러의 조명을 선호해요.
안경도 수집하는 다양한 아이템 중 하나에요. 사실 저는 시력이 2.0이에요. 그렇지만, 어떤 브랜드, 어떤 디자인의 안경을 착용하냐에 따라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서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있답니다.

다양한 수집품이 모여있지만, 공간이 단정한 비결이 있나요?

공간에 대해 계속 고민해요. 예를 들면 위스키장을 열고 무언가를 꺼낼 때 ‘이걸 여기 말고 다른 곳에 두면 어떨까?’ 생각하죠. 그렇게 질문들이 쌓이면, 가구 배치를 바꾸며 다양한 시도를 해요. 한정된 공간에서는 가구만 이동시켜도 분위기가 달라지거든요. 공간 자체를 바꿀 수 없으니 그런 시도를 꾸준히 하죠.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선영 | 사진 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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