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가 변수로···조선 3사, 3분기 실적 ‘환율 싸움’

노경은 기자 2026. 9. 29. 15: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조선 3사가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2분기 조선업계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고환율 효과가 3분기 들어 약해지면서 실제 수익성 개선 폭은 회사별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확보한 일감의 질이 좋아 실적의 큰 방향은 개선세지만, 환율 하락 국면에서는 각 사의 환헤지 전략과 달러 노출도에 따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는 수주 규모뿐 아니라 고선가 선박을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남기느냐가 실적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선가 LNG선 매출 반영에 3사 영업익 성장세 지속
2분기 평균 1502원서 환율 하락···HD현대重·한화오션 수익성 부담
삼성重은 선도환으로 환율 변동 방어···임단협 비용도 실적 변수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 사진=HD현대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국내 조선 3사가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2분기 조선업계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고환율 효과가 3분기 들어 약해지면서 실제 수익성 개선 폭은 회사별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박 대금을 달러로 받는 조선업 특성상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과 각사의 환헤지 전략이 3분기 실적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고선가 효과 계속되지만···환율 하락에 이익률 '제동'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조872억원, 1조12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8%, 81.7% 증가한 규모다. 전망대로라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다. HD현대중공업은 2분기 매출 6조3322억원, 영업이익 1조39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조5182억원, 571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97.2%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매출 3조1925억원, 영업이익 3463억원으로 각각 21.2%, 4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3사의 공통된 실적 개선 동력으로는 수년 전 수주한 고선가 선박이 꼽힌다. 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상대적으로 가격과 수익성이 높은 선박의 건조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도 2분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 고선가 선박의 매출 확대와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그러나 3분기에는 환율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약 1502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지만 3분기 들어 환율이 크게 낮아졌다. 달러로 선박 대금을 받는 조선사는 같은 금액의 달러를 받아도 원화 가치가 강해지면 원화로 환산되는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조선사별 2분기 말 수주잔고와 반기보고서상 선도환 매도 규모를 토대로 환율 변화에 따른 실적 민감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분기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HD현대중공업 약 141억원, 한화오션 약 177억원으로 추산됐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환율 변화에 따른 영업이익 영향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 하락 폭이 커질수록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평균 환율이 2분기보다 100원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환율 효과만으로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이 1.9%포인트, 한화오션은 3.9%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비중 확대라는 공통 호재에도 환율에 얼마나 노출돼 있느냐에 따라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골리앗 크레인 / 사진=연합뉴스

◇삼성重은 환율 '잠금'···환헤지 전략에 환율 민감도 엇갈려

삼성중공업의 단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에 덜 민감한 것은 적극적인 환헤지 전략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수주시 향후 받을 달러대금을 선물환 등을 통해 계약 당시 환율 수준으로 고정하는 100% 환헤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수혜는 제한되지만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충격도 상대적으로 작다.

쉽게 말해 앞으로 받을 달러의 가격을 사전에 '잠가두는' 방식이다. 실제 환율이 크게 떨어져도 이미 정해놓은 환율에 달러를 매도할 수 있어 원화 강세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할 때 얻을 수 있는 추가 이익도 제한된다. 증권가는 삼성중공업이 사실상 100% 수준의 환헤지를 적용하고 있어 원화 약세 때는 경쟁사보다 환율 수혜가 작지만 원화 강세 때는 방어력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3분기 컨센서스만 놓고 보면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1조123억원, 한화오션은 5715억원, 삼성중공업은 3463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분기 대비 증감에는 환율 외에도 프로젝트별 매출 인식과 선종 구성, 일회성 비용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환율 효과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환율 외에는 인건비도 막판 변수다. 한국투자증권은 통상 조선업계의 임금협상이 마무리되는 3~4분기에 타결 일시금 등이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을 놓고 회사별 임금협상 상황도 엇갈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추석 전인 지난 23일 기본급 5.2%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가결하며 3사 중 먼저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추석 전 합의에 실패해 여전히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임금 인상과 일시금 등의 비용이 어느 분기에 반영되는지도 회사별 실적 흐름을 달리할 요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확보한 일감의 질이 좋아 실적의 큰 방향은 개선세지만, 환율 하락 국면에서는 각 사의 환헤지 전략과 달러 노출도에 따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는 수주 규모뿐 아니라 고선가 선박을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남기느냐가 실적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