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으로 번지는 학폭…학생 30%가 "폭력 목격"

황대훈 기자 2023. 6. 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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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최근 초중고등학교의 학교폭력 문제가 논란이 됐는데, 대학도 예외가 아닌가 봅니다. 


대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더 큰 문제는, 이런 폭력을 보고도, 신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겁니다. 


우선 영상 보시겠습니다. 


[VCR]


대학생 학교폭력 실태 연구 결과…

28.9% "학폭 목격"


학폭 유형은…'언어폭력' 68.9% '성추행·성폭력' 

32.6% '신체폭력' 17.0%


목격자 66.3%, 피해 경험자 97.5% 

"신고하지 않았다"


학폭 사각지대…

"대학 내 예방 교육 매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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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연구를 진행한 영남대 학교교육연구소 지연정 박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대학생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지연정 박사 / 영남대 학교교육연구소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은근히 따돌리는 현상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대학생들은 어떻게 도움을 받고 대처하고 있는지. 


그래서 선행 연구를 살펴보니 대학생 관련 폭력은 대부분이 성폭력이나 데이트 폭력에 한정되어 있는 연구가 대부분이고 2003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전국의 대학생 1천 명 정도를 대상으로 범죄 피해에 대한 조사가 유일한 연구였어요. 


학교폭력에 대한 이런 문제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학에서 학교폭력이 어느 정도 발생되고 있는지 그 실태(조사)가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연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응답 비율이 30%에 가깝습니다. 


대학교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에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지연정 박사 / 영남대 학교교육연구소 

초중고는 학교 교실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학교폭력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학은 유동적으로 강의실을 이동하고 공간적 여유가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연구 시기가 코로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온라인 수업이 많은 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초중고와 유사한 비율로 발생되고 있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로 도출된 수치보다 더 많은 폭력이 발생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그리고 피해 경험보다 목격 경험에서 높은 결과는 대학생의 이런 관행이나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압목적으로 행해지고 있어서 피해 가해 당사자들은 학교폭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목격자의 관점에서는 폭력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목격 수치가 상당히 높은 비율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1학년에서 강제 심부름이 높은 결과를 나타낸 것을 보면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서현아 앵커 

피 가해자가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심각성이 더 크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그런가 하면 목격자도 피해자도 신고하지 않은 비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으로 분석하십니까?


지연정 박사 / 영남대 학교교육연구소 

초중고는 학교 내부에 신고 체제인 전담기구를 갖추고 있지만 대학은 성인이라 개인적으로 폭력이 발생되면 법적 고소를 해야 하는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으로 신고를 아예 포기하거나, 신고를 하더라도 어때요? 


초중고는 가해자에 대한 전학을 보낸다거나 반을 이동하는 이런 다양한 어떤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특히 가해자가 선배거나 교강사의 경우는 신고했을 경우 보복처럼 2차 가해 걱정으로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 휴학이나 자퇴를 고민하는 등 학생의 성인이라는 이런 과도기적 시기에서 법의 사각지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초중고등학교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학교 학교폭력 문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지연정 박사 / 영남대 학교교육연구소 

대학도 이렇게 실태조사를 꾸준히 해서 대학 기관과 대학생들이 문제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교육부가 2022년부터 지역 내 관계기관, 교육부, 여가부, 복지부, 법무부와 이렇게 협력 강화를 위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 계획을 추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대학생들을 위한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재 대학에서 인권센터나 양성교육센터에서 성희롱, 성폭력 예방 및 사후 처리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인권 보호 및 권익 향상을 위해서 학교폭력 전체에 대한 사항을 관리하고 폭력 전반에 걸쳐서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학생 스스로도 이렇게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대충 듣거나 듣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교육 프로그램도 학생들의 의견처럼 다양한 캠페인이나 메타버스를 이용한 실제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교육으로 편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이렇게 대안을 내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의 예산 부족으로 인력 충원이나 프로그램 운영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정부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고민을 해 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드립니다.


서현아 앵커 

네, 듣고 보니 우리 사회가 그동안 대학의 학교폭력 문제는 너무나도 가볍게 다뤄왔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지금 이 대학생 학교폭력 문제에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지연정 박사 / 영남대 학교교육연구소 

폭력은 굉장히 순환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경험이 있는 학생은 성인이 되어도 학습된 이런 폭력 결과로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 연구들이 많습니다. 


이런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예방과 대책이 초중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을 포함하여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해 보여요. 


특히 대학은 어떤 잘못된 관행에 대한 개혁과 의식의 개선이 시작될 수 있는 발전적인 공간이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대학생이 성인이지만 대학이라는 학교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이제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폭력은 모든 이들에게 상처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서현아 앵커 

초중고등학교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문제가 대학으로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더 늦기 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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