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배드민턴의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이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에서 유독 인연이 없었던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정조준합니다. 내달 7일부터 중국 닝보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단순한 대륙별 대회를 넘어 세계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총출동하는 그야말로 '미니 세계선수권'급 전쟁터가 될 전망입니다.

"8강만 가면 작아졌다?" 안세영을 괴롭힌 지독한 아시아선수권 '잔혹사'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모두 제패한 안세영이지만, 아시아선수권은 그녀에게 유독 가혹했습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3회 연속 8강 탈락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2년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중국의 왕즈이에게 덜미를 잡히며 조기 탈락했던 기억은 안세영에게 뼈아픈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허벅지 부상 후유증으로 대회 자체를 불참해야 했던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12년 전 성지현(2014년 우승) 이후 끊겼던 한국 여자 단식의 자존심을 되찾으려 합니다. 이번 우승컵은 안세영의 '그랜드슬램' 대장정을 마무리할 마지막 조각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가 느껴집니다.
"중국 4대 천왕의 파상공세" 홈 코트의 이점과 극성 응원 뚫어낼까?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이번 대회 대진은 안세영에게 '가시밭길' 그 자체입니다. 개최국 중국은 안세영을 잡기 위해 왕즈이(2위), 천위페이(3위), 한웨(5위), 가오팡제(11위) 등 '4대 천왕'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특히 최근 전영오픈에서 안세영을 꺾고 우승하며 기세를 올린 왕즈이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개인적인 분석을 보태자면, 중국 닝보에서 열리는 만큼 만리장성 특유의 일방적인 응원과 중국 선수들의 집요한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승부의 핵심입니다. 안세영의 가장 큰 무기인 '늪 수비'가 중국 선수들의 홈 이점과 체력적인 압박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또다시 8강 징크스에 발목을 잡힐 위험이 큽니다. 단순히 실력의 대결을 넘어선 고도의 '심리전'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24일 운명의 대진 추첨... "야마구치·인타논 등 지뢰밭 승부"
중국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4위), 태국의 인타논(7위) 등 톱10 강자들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총상금 55만 달러(약 8억 2,400만 원)가 걸린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이 어떤 조에 편성되느냐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것입니다.

안세영은 이미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퀸'이라는 타이틀 없이는 진정한 왕좌의 완성이 아닙니다. 과연 안세영이 닝보의 거센 바람을 뚫고 12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며 '그랜드슬램'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의 시선이 오는 24일 대진 추첨 결과로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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