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포스트시즌’ 승강 PO…구단은 괴로워도 팬은 즐겁다 [김창금의 무회전 킥]

김창금 기자 2024. 12. 2. 1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갈비뼈 부상에도 팀을 구한 대구의 세징야.

극적인 요소를 갖춘 이야기 요소들이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축제에서처럼,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탄생하고 있다.

경기장을 메운 해당 구단의 팬들은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지만, 더 많은 축구팬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싸움에 푹 빠졌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내몰린 감독과 선수들은 죽을 맛이지만, 팬들은 쫄깃쫄깃한 경기로 시즌을 따뜻하게 마감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서울 이랜드 FC와 전북 현대의 경기를 만원 관중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갈비뼈 부상에도 팀을 구한 대구의 세징야. 10분 만에 입장권 전석 매진으로 창단 첫 최다 관중을 기록한 서울 이랜드. 1부 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충남 아산의 주닝요, 박대훈의 진가 확인. 1부 명가 전북 현대의 승강전 필사의 투쟁…

극적인 요소를 갖춘 이야기 요소들이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축제에서처럼,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탄생하고 있다. 경기장을 메운 해당 구단의 팬들은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지만, 더 많은 축구팬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싸움에 푹 빠졌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내몰린 감독과 선수들은 죽을 맛이지만, 팬들은 쫄깃쫄깃한 경기로 시즌을 따뜻하게 마감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 1부 꼴찌(12위)는 2부로 직강등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0~11위도 2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한다. 3팀이나 강등 위험을 안고 있으니, 1부 감독은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사활을 건 싸움에 팬들은 열광한다. 경기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1부 11위 대구는 1일 2부 2위 충남 아산과 승강 피오 1~2차전(합계 6-5)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는데, 승리의 일등공신은 3골을 터트린 세징야였다. 한 달 전 갈비뼈를 다친 그는 100% 낫지 않은 상태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는데, 정규리그 경기였다면 불가능했을 법한 일이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선수들의 집중력도 매우 강하다. 대구의 장성원은 2차전 안방 경기에서 후반 부상으로 물러나면서 펑펑 울었는데, 눈물을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전달했다. 충남 아산의 주닝요와 박대훈은 유려한 플레이로 2부 리그에도 수준급 선수들이 있다는 존재감을 뽐냈다.

2부 리그 3위 서울 이랜드는 1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9회 우승의 전북(1부 10위)과 승강 피오 1차전에서 1-2로 졌다. 하지만 만원 관중의 기를 받은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경기 뒤 “역전하겠다”고 큰소리치며 8일 예정된 2차전 각오를 드러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1부 하위권 팀과 2부 상위권 팀이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구단 운영 비용이 큰 1부 팀들에 비해 2부 팀들이 어려운 살림에도 선수 영입과 팀 운영에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 같다.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2부 구단이 언제라도 1부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난 주말 열린 코리아컵 결승전 역시 전신인 축구협회컵(FA컵) 때와 달리 서울 중립지역에서 단판전으로 치르는 등 파격을 주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감독들은 일정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만, 성인 축구의 시즌 마지막을 축제 이벤트로 만들려는 축구협회의 의도가 담겨 있다.

스포츠는 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감독은 힘들어도 팬이 즐거워하는 풍경이 승강 플레이오프와 코리아컵에 추가됐다고 볼 수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