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QQ재봉틀의 작은 울림이었습니다....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경외<일상이 뉴스다!>

홍우표 2024. 10. 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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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사진은 청바지 단춧구멍입니다.

열쇠 모양 단춧구멍인데 수선하는 집에서는 'QQ'라고 부르더군요.

앞서 얘기했던 QQ 단춧구멍을 만드는 전문 재봉틀을 갖고 있는 수선집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좁은 수선집에 세 대의 재봉틀이 있었는데 가운데 것이 QQ재봉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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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보신 사진은 청바지 단춧구멍입니다.

열쇠 모양 단춧구멍인데 수선하는 집에서는 ‘QQ’라고 부르더군요.

일본 재봉틀 모델인 ‘99’에서 유래했답니다.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아봐도 ‘다듬은 말’이 없어서 일단 ‘QQ’라고 부르겠습니다.(참고로 수선집에서 흔히 쓰는 말인 ‘나나이치’라는 단춧구멍은 ‘일자단춧구멍’이라는 다듬은 말이 있습니다.)

최근 아들 청바지 단춧구멍이 뜯어졌습니다.

단추를 채워도 자꾸 풀리니 그냥 입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문제는 이걸 일반 수선집에서는 꿰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했던 QQ 단춧구멍을 만드는 전문 재봉틀을 갖고 있는 수선집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간신히 이 재봉틀이 있는 수선집을 찾았습니다.

주인이 그랬답니다.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지? QQ 수선하는 집은 청주에 여기 밖에 없어요.”

세월이 묻어나는 재봉틀입니다

그렇게 아들 청바지 단춧구멍을 수선해 왔다는 말을 듣고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좁은 수선집에 세 대의 재봉틀이 있었는데 가운데 것이 QQ재봉틀이었습니다.

염치 불고하고 시연을 부탁했습니다.

드르륵....드르륵

재봉틀 바늘이 저절로 움직이며 열쇠 모양의 단춧구멍을 만들었습니다.

신기하더군요.

주인: “단춧구멍 크기도 조절할 수 있어요.”

저: “정말 이 단춧구멍 수선하는 데가 청주에 여기 밖에 없어요?”

주인: “옛날에는 많았죠. 그런데 지금은 다 없어졌어요. 우리만 남았어요. 왜냐, 일감이 없으니까. 평소에는 집사람이 수선을 하고 저는 다른 일을 해서 먹고살아요.”

20년 전에는 영화의 시기가 있었답니다.

당시 교복에 들어가는 QQ 단춧구멍을 만들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는 날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돈도 됐겠지요.

하지만 교복 제조 시장이 중국이나 동남아로 넘어가면서 일감이 뚝 끊겼답니다.

여담으로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저: “이 재봉틀 일제이군요.”

주인: “그때는 일본이 워낙 재봉틀을 잘 만들었으니까. 고장도 잘 안 나고....”

저: “정말 오래된 것 같은데요.”

주인: “한 백 년 됐을껄요. 지금 돈으로 2천5백만 원 했으니까....”

속으로는 ’정말인가‘ 했지만 주인 말을 그대로 믿기로 했습니다.

고단한 세월이 묻어 있는 재봉틀이니 골동품으로서의 가치도 있을 테니까요.

저: “그나저나 이 일 그만두시면 청주에서는 QQ 수선을 못하겠네요?”

주인: “뭐, 고치러 오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청바지 단추구멍 수선비는 불과 2천5백 원.

사진과 영상을 찍기 위해 다시 시연을 부탁드렸습니다.

드르륵...드르륵...

그 소리를 들으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 것은 단춧구멍 꿰매는 재봉틀의 작은 울림이었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경외!

그리고는 취재에 응해 주신 주인 분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가게를 나섰습니다.

추신: 제목은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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