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프린팅코리아, 또 해고 추진… 노조 “3년간 흑자·점유율 늘어”

유혜연 2025. 9.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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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명 권고사직 프로그램 적용
2022년 감축 시도 법원서 제동
사측 “글로벌 환경 좋지 않아”

3년 전 법원이 강제 휴업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며 봉합됐던 성남 판교 소재 HP프린팅코리아(이하 HPPK) 사태(2022년 7월7일자 9면 보도)가 이번에는 정리해고 국면으로 재점화됐다.

HPPK는 미국 기업 HP의 프린팅 사업 한국법인으로 지난 2017년 삼성전자에서 HP로 매각됐다. 인수 직후 한국을 A3 복사기 연구개발 거점으로 홍보했으나, 이후 인력 감축과 연구개발비 축소를 진행해 직원수는 1천700여 명에서 현재 670여 명으로 줄었다.

사측은 지난 4월 55명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했으나 31명이 거부했고, 이번에는 90명을 대상으로 정리해고 프로그램 ‘CSP’를 새로 도입했다. 이는 권고사직의 일종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감축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개발검증팀 노동자들에게 강제 휴업 명령이 내려졌을 때 법원은 노조의 휴업명령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제동을 걸었다. 휴업에 들어갔던 노동자들이 복귀하고 밀린 임금을 지급받으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당시 본안 소송도 노조와 사측의 화해로 종결됐다.

하지만 3년 만에 더 강도 높은 정리해고가 추진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당시 법원의 제동과 합의가 일시적 봉합에 불과했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김재우 HPPK 노조위원장은 “정리해고는 경영상 위기일 때만 가능한데, 회사는 최근 3년간 재무제표상 계속 흑자를 기록해왔다”며 “해고 대상자 90여 명을 이미 정해놓고 노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꼬집었다.

현재 HPPK는 글로벌 프린터 시장 둔화와 잉여인력을 정리해고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노조 자료를 보면, A3 프린터 점유율은 지난 2017년 4%대에서 현재 8~9%로 오히려 확대됐고, HP 프린터 부문은 올해 회계연도 3분기 기준 매출 40억달러(5조2천억원), 영업이익 6억8천900만 달러(1조원)를 기록했다.

실제 3년 전 법원은 휴업명령을 무효화하며 ‘경영상 불가피성 부족’을 지적했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을 짚은 바 있다.

이에 23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HPPK 노조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HPPK 관계자는 “국내, 글로벌 환경에서 프린트 시장이 좋지 않다. 지속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인력 운영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어 신중히 검토한 끝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사 결정을 내렸다. 관련해 현재 노조와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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