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2 / 준공부문 수상작 소개

설해원 클럽하우스
조호건축사사무소

기존 클럽하우스 건물은 2006년대에 골프텔과 함께 지어졌다. 이후 2018년 골프텔 후면에 설해온천이 덧붙으면서 현재의 설해원 체계가 확립됐다. 2021년 기존 36홀에서 45홀로 확장하면서 라커룸, 레스토랑, 카트고 등 관련 부대시설을 확충해야 했고, 이를 위해 클럽하우스를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ARCHITECTURE DATA
위치 강원 양양군 손양면
용도 운동시설
구조 목구조, 철골조
규모 지상 1층
대지면적 1,027.535㎡(310.83평)
건축면적 750.39㎡(226.99평)
연면적 750.39㎡(226.99평)

설계 이정훈
사진 김용관 작가, ARCHIFRAME

기존 클럽하우스와 설해온천 간의 애매한 위계성과 연결성부터 클럽하우스의 기능적 확장과 레스토랑 연계성까지 다양한 문제점을 발굴하고 해결해야 했다.
건축가로서 고민했던 점은 기존 클럽하우스와 설해온천의 볼륨 차이에서 오는 위계에 관한 문제였다. 층고가 높은 단층 건물인 클럽하우스와 4층짜리 설해온천은 사선각으로 만나고 있었다. 특히 진입 도로도 직선이어서 전이공간이라 할 만한 영역이 부재했다.
내장객이 설해온천을 마주하며 클럽하우스에 진입하는 동선 체계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클럽하우스보다 설해온천으로 뻗은 길을 메인 축이라 인식하는 것, 즉 고품격 골프장으로서 지녀야 할 클럽하우스의 상징성과 아이덴티티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에 기존 볼륨이 지닌 비례감 보완과 더불어 기능적 개선 같은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설해원의 캐노피는 단순히 비와 눈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 설해원의 새로운 관문이자 정체성을 끌어내며 기존 설해온천과 시각적으로 연결 짓는 물리적 프레임이다. 즉, 캐노피는 설해원의 첫인상일 뿐만 아니라 골프 코스를 관통하는 경험적 시퀀스의 시작과 끝을 구성하는 장소이다.
회랑은 클럽하우스와 설해온천 간의 이동 동선을 만드는 기능적인 역할과 동시에 캐노피와 더불어 설해원의 새로운 상징적 축을 재현한다. 이에 새롭게 구성된 회랑은 외부공간이되 내부 공간인 중성적 성격을 지닌다. 설해원의 진입 축에서 보면 루버 프레임의 조밀도에 의해 하나의 입면적 프레임으로 역할을 수행하지만, 근경에서의 회랑은 시각적으로 개방된 중성적 연결 공간이다.
회랑과 캐노피가 더불어 하나의 볼륨으로 해석될 수 있되 후면의 정원을 시각적으로 드러내주고 새로운 통합적 체계로서 강한 축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원서 작업실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

창덕궁과 북촌. 서울의 오랜 시간을 담고 있는 터에 작업실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역사와 자연의 흔적에서 건축의 역할은 크지 않아 보였다. 역사적으로 오랜 존재감을 가져온 도시에는 어떤 건축방식을 적용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소박한 답을 던지면서 원서 작업실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ARCHITECTURE DATA
위치 서울 종로구 원서동
용도 근린생활시설
구조 철골조, 중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대지면적 351.40㎡(106.30평)
건축면적 195.56㎡(59.15평)
연면적 599.21㎡(181.26평)

설계 유재은
사진 몽상 작가

북촌과 원서동의 오랜 역사를 지닌 한옥들은 그 규모가 작다. 건물을 새로이 지으면서도 그것이 북촌의 모습을 거스르지 않길 바랐다. 따라서 크지 않은 여러 개의 형상이 모여 하나의 군집을 만드는 형태를 떠올렸다. 하나의 지붕이 마치 한 채의 한옥처럼 보이도록 했다.
원서동의 가파른 언덕에 조심스레 건물을 앉혔다. 골목길의 경사는 비원을 향해 탁 트인 시야를 선물했고 건축은 비원의 풍광을 건물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두 층의 구조체는 골목을 향해 드러나며 넓게 펼쳐진 건축에 수평적인 균형감을 더한다.
지하와 1층과 2층 슬래브는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이용했다. 그리고 2층의 기둥은 철골기둥과 중목기둥을 조합해 구성했고, 그 위의 지붕에는 중목구조가 사용됐다.
층마다 변화하는 기능과 요구에 적합한 구조를 탐구한 결과이다. 이런 다양한 구조 형태의 변화는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일부가 된다.
대지의 모양을 따라 내부공간을 구획하면서 대지 주변으로 담장과 석축 그리고 건물 주변으로 작은 외부공간들을 발견했다. 한국 전통건축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정원과 수목은 작업실을 구성하는 요소가 됐다. 조경은 사계절 내내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마주하며 비원과 하나가 된다.
건축은 대지 주변의 여러 경관을 다양한 모양과 비례의 창을 이용해 끌어들였다. 때로는 주변 건물과 높이를 맞추고 때로는 주변 건물의 시야를 고려하며 소통한다. 동측 고희동미술관의 마당을 향해 낸 큰 창들을 통해 보이는 대지는 마치 자연의 일부인 듯하다.
내부와 외부 모두 노출 콘크리트와 목재 그리고 합판만을 마감재로 사용했다. 계절이 변화함에 따라 콘크리트와 목재도 함께 변화하며 자연과 동화된다. 비바람에 얼룩지고 눈이 쌓이며 모양새가 달라진다. 단단하고 강인한 콘크리트와 함께 목재는 주변의 자연 환경과 녹아들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봉밥집
조은허기윤건축사사무소

복지 중의 최고는 구내식당이라 할 만큼 요즘에는 식사 환경이 근무 여건의 중요한 기준점이 되고 있다. 특히, 교통이 멀고 주위 환경이 열악한 산업단지는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이곳 공단 역시 식사 환경이 큰 숙제였기에 우리는 기존의 공동 식당 부지에 급식소 건축물을 확장 신축했다. 인근의 시민과 외부인들도 이용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근로자 지원 시설로 재탄생하게 됐다.

ARCHITECTURE DATA
위치 경남 진주시 사봉면
용도 근린생활시설
구조 중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규모 지상 1층
대지면적 3,873.9㎡(1,171.85평)
건축면적 535.48㎡(161.98평)
연면적 535.48㎡(161.98평)

사진 석정민 작가

기존의 공동 구내식당 위치를 승계함에 따라 건물의 사용성에 이질감이 없도록 애초에 있던 조경 및 주차장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계획을 시작했다. 건물 바닥을 지면으로부터 90cm 높이고 경사로를 통해 낮은 담장을 돌아 입구로 진입하도록 함으로써 식당에 앉았을 때 주차장의 차와 외부인의 시선이 직접 마주치지 않게 노력했다.
현대적이되 한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을 입구에 표현했다. 살짝 파냄과 동시에 돌출시킨 입구는 외부인 듯한 내부로 목구조를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며 공간의 활력을 채운다.
식사 공간은 때때로 근로자들의 회의·커뮤니티 장소 등 다양한 용도(외국인 근로자들의 소모임, 결혼식 등 연회장)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획해 폴딩도어로 분리되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
안정감을 주는 ‘ㅁ’자 내부 구조에 넓은 통창을 통해 보이는 작은 중정을 두어 실내 어디에 있든 자연을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업무에 지친 근로자들이 잠시나마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빛이 스며드는 중정은 단순히 끼니를 채우는 것 이상의 쉼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한다. 비 오는 날, 빗물받이 없이 처마를 따라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식사시간에서 마음도 함께 풍족해지길 바란다.
지붕은 안쪽 중정으로 모이게 하면서 처마를 깊게 내밀어 내부로 면한 통창으로 빛은 밝게 들어오지만 햇빛이 직접 유입돼 식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전체적인 입면은 사각형의 중후한 느낌을 주지만,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입면에 일부 분절된 매스를 삽입해 지루한 입면을 환기시켰다. 동시에 건물을 전체적으로 띄워주는 느낌을 만들어 자칫 단조롭게 대지에 눌러앉은 듯한 육중함을 줄였다.
대한민국 모든 근로자에게 점심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휴식과 충전의 시간이자 잠시나마 노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의 시간, 우리는 근로자들에게 점심이 있는 삶을 주고자 ‘사봉밥집’을 만들었다.


용대보건진료소
바른건축사사무소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위치한 용대보건진료소는 용대리 주민에게 더 나은 환경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어졌다. 부지 북측에 매봉산, 남측에 설악산과 안산이 보이는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이고, 건물 진입로 옆에 공원과 산책로를 계획해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모습으로 주민들을 위한 자연 속 쉼터를 제공하고자 했다.

ARCHITECTURE DATA
위치 강원 인제군 북면
용도 근린생활시설
구조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규모 지상 1층
대지면적 2,277㎡(688.79평)
건축면적 296.04㎡(89.55평)
연면적 296.04㎡(89.55평)

설계 전서희
사진 김용수 작가

건물은 주민을 위한 진료동과 보건의료인을 위한 숙소동으로 구성된다. 진료동은 건강증진실, 진료대기실, 진료실, 건강관리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북으로 열린 창을 통해 4계절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숙소동은 의료 직원의 사적 공간으로 진료동과 진출입 동선을 분리해 사생활을 보호하고, 전용 정원을 제공해 업무 공간 내 숙소의 삭막하고 답답한 이미지가 아닌 밝고 편안한 재충전의 공간이 되도록 계획했다. 또한 주방과 거실의 통창을 통해 용대리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건물 내외부에 드러나는 주 구조재인 중목은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유리를 통해 투영되는 주변 자연은 내부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머무르는 사람들의 자연 속 치유 공간이 되도록 했다.


토끼뜰
소다건축사사무소

70대 어머니는 소싯적 고추장, 된장 그리고 간장을 만들어 1남 2녀를 키웠다. 자녀들이 장성한 후 어머니는 장을 만들어 파는 일을 그만뒀지만 어머니의 장맛을 잊지 못한 딸 중 하나는 그 장맛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손맛 좋은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해줬던 간식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장맛은 장성한 50대 딸이 이어가고, 간식은 20대 손녀가 이어받아 전하기로 했다. 이렇게 3대가 이어진 그녀들은 어릴 적 뛰어놀던 장성의 토끼뜰(지명)에서 그 꿈을 시작했다.

ARCHITECTURE DATA
위치 전남 장성군 유탕리
용도 근린생활시설
구조 중목구조
규모 지상 1층
대지면적 2,626㎡(794.36평)
건축면적 354.73㎡(107.30평)
연면적 354.73㎡(107.30평)

설계 정대호
사진 김영진 작가

부모님 댁에는 100년 된 단풍나무가 있었다. 아버지가 젊었을 때 선산에서 예쁜 50년 된 단풍나무를 옮겨 심었는데 이제 그 단풍나무가 100살이 됐다. 오래된 세월만큼이나 존재 자체가 아름다운 단풍나무는 아버지의 애지중지 관리 덕분에 수형도 매우 아름답다. 그녀들은 아버지의 자랑인 단풍나무가 새로운 공간의 중심이 되길 바랐다. 그로 인해 건물의 큰 형태는 100년 된 단풍나무가 중심인 중정형 건물로 결정됐다.
방문객들이 건물로 진입했을 때 100년 된 단풍나무에 매료된다. 단풍나무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어머니의 장맛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우측에는 어머니의 간식거리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배치돼 있다. 단풍나무는 식당 안에서도 카페 안에서도 잘 보이도록 중정이 보이는 면은 큰 창으로 마감했다. 식당과 카페가 만나는 동쪽에는 공유할 수 있는 주방을 배치했다. 그리고 남쪽에는 3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넓은 마당을 두어 그 풍경을 카페에서 볼 수 있게 긴 창을 설치했다.
3대의 과거와 미래가 이어진 토끼뜰은 시간의 켜가 느껴지는 목구조로 형태를 만들었다. 목구조의 감성인 솔직함과 따뜻함은 마치 그녀들과 닮았다. 꾸미지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우리 어머니와 같다. 토끼뜰의 내부도 목구조의 솔직함만으로 완성돼 방문객들의 스토리로 채워 나가길 기대한다. 동쪽에는 부모님의 집터가 있는, 산세가 아름다운 산이 있다. 그래서 토끼뜰의 동쪽에는 아름다운 목구조 너머로 집터가 있는 산을 바라보게 했다. 카페로 들어서면 산 앞에서 손녀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많은 방문객들이 진입하는 입구는 넓어야 한다. 목구조의 단점 중 하나는 기둥과 기둥 사이, 즉 스팬의 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트러스 목구조를 사용했다. 극복한 트러스 목구조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아름다운 목구조 트러스가 살짝 보이도록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해 마치 모시 옷감처럼 속을 살짝 비치게 했다. 살짝 보이는 트러스 구조는 외부에서 건물의 솔직한 목구조를 노출시켜 건물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만든다.


무너미 스튜디오(수유하우스)
숭실대학교 건축학부

역사적인 서울 강북구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무너미 스튜디오는 북한산의 인수봉과 도봉산을 멀리 바라보며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두 가지 주요 재료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혼합한 건축물이다. 이 주택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두 명의 집주인을 위해 설계된 쌍둥이 주택으로 작은 출판사를 위한 공간과 1인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ARCHITECTURE DATA
위치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용도 주거시설
구조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규모 지상 5층
대지면적 117.27㎡(35.47평)
건축면적 70.32㎡(21.27평)
연면적 194.52㎡(58.84평)

설계 김정인
사진 김태윤 작가

117㎡의 작은 부지임에도 불구하고 이 쌍둥이 주택은 각 동에 두 개의 방과 두 개의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97㎡의 콤팩트한 내부에는 수직으로 통합된 생활공간과 인접한 주방이 조성돼 있다.
기존의 아파트 방식 건설과 도시 주택 구성 관행에서 벗어나 무너미 스튜디오의 건축은 수직으로 같은 유닛이 적층되는 방식과는 다른 수직 구성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초 계획은 서울의 기존 도시 구조를 보존하고 대대적인 철거와 재건축에 반대하는 것이었지만 기존 건물의 매우 열악한 상태로 인해 재평가가 필요했다. 이후 디자인 초점은 법규로 인한 제한 사항을 존중하고 이를 역으로 생각해 디자인 요소로 바꾸는 동시에 기존 도시 맥락에 새로운 조직과 구성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건축 법규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작업자들의 장인정신을 최적화해 같이 사는 주거의 수직 통합뿐만 아니라 목재와 콘크리트의 조합에서 나오는 예기치 않은 우연적 상황을 주목했다. 그리고 각 동의 상호 침투로 인한 도시 주택의 공간적 조직을 재정의하는 한편, 두 동이 완전히 분리됐지만 긴밀하게 통합된 연결을 이루도록 했다.
‘통합’과 ‘독립’이라는 용어가 모순된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무너미 스튜디오는 한국의 전통적인 ‘방’을 목재 큐브와 박공지붕으로 전환한 가장 단순한 유형을 채택하고 콘크리트가 지상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개방형 뼈대로 이를 지지하는, 철근콘크리트와 혼합된 목조 주택의 다른 형식을 선보인다. 이 하이브리드적인 재료의 혼합은 서울의 고층 주거 현실에 대한 도전이면서 동시에 실용적이면서도 실내 조직에 대한 느슨한 용도(Loose-Fit)라는 사고를 구현한다.
이는 목조건축 고층화의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경량 목구조에 대한 이해, 국내에서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의 숙련도 그리고 단기 건설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무너미 스튜디오는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재료 선택을 통해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에 대한 서울의 건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무너미 스튜디오는 내부의 미시 기후를 만들기 위해 목재와 콘크리트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강조한다.
목재와 콘크리트의 혼합에서 콘크리트 뼈대는 목재로 플러그인된 방의 작은 구조물을 위한 지지 요소로 작동한다. 반면에 목재는 프레임과 합판으로 구성된 단순한 어셈블리 공간으로 구성돼 콘크리트 위에 수직으로 쌓인 다중의 외피를 형성한다.
이런 디자인 선택은 목재를 CLT 또는 글루램Glulam과 같은 전체 구조 대체 재료로 인식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콘크리트는 목조 방의 플러그인을 지지하는 벌거벗은 최소한의 구조로 사용된다. 이 조합은 건물 외피 내에 여러 층을 만들어 높이에 따른 열 성능을 발휘하며 최하부와 최상층 공간에 8~10도의 온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기후 변화의 급격한 변화와 예측 불가능성에 직면하면서 무너미 스튜디오는 폐쇄되지 않은 외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한다. 서울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겨울에는 영하 15도, 여름에는 40도까지 다양하고 적응 가능한 실내 공간을 실험한다.
전통적인 지혜가 내재된 목재와 근대적 재료인 콘크리트 재료를 통합하고, 지중해와 연관되고 항시 온화한 기후에서 그려지는 근대주의적인 이념을 거부함으로써 무너미 스튜디오는 서울의 수많은 아파트 단지의 대규모 재개발과 여기에 콘크리트를 무분별하게 부어 넣는 것과는 다른, 회복력 있는 건축문화를 상상한다.


이우집
비유에스건축사사무소

이우집은 두 친구의 집이라는 뜻이다. 마침 집이 필요하게 된 두 친구는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하는 것보다 서울 근교에 주택을 짓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전원주택의 삶은 난관이 많다고 하지만 스스로 이웃을 선택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ARCHITECTURE DATA
위치 경기 앙평군 서종면
용도 주거시설
구조 RC조, 경량 목구조
규모 지하 1층, 지상 1층
대지면적 A동 412㎡(124.63평)
B동 486㎡(147.01평)
건축면적 A동 141.5㎡(42.80평)
B동 148.10㎡(44.80평)
연면적 A동 189.24㎡(57.24평)
B동 204.17㎡(61.76평)

설계 박지현·조성학
사진 노경 작가

각자의 형편에 맞게 땅을 나누고 건축물의 배치, 높이, 형태, 진입 동선 등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을 정한 뒤 각자 설계를 진행했다. 우리만의 마을단위계획 지침을 만든 것이다. 서로의 사적인 영역은 보호해주고 시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은 열어 준다. 담장 일부에 슬라이딩 도어를 만들어 언제든 두 집을 연결할 수도 있다.
전원의 주택이 도시의 상황과 다른 것 중 하나는 입면의 제한이 적다는 점이다. 미관 심의를 받을 가능성이 적을 뿐더러 경계선에서 여유로운 이격에 의해 차면 시설이나 주변 집과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할 걱정도 줄어든다. 이 점이 오히려 건축의 공공성을 도시보다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있는 듯하다. 입면 디자인에 제한이 없어지므로 건축가는 전원의 공공성보다 개인의 사유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우집의 경우 각 집을 남향의 채광을 가지는 마당으로 배치를 하니 ‘ㄱ’집이 ‘ㄷ’집의 배면을 바라봐야 했고, ‘ㄱ’집의 배면은 도로에서 가장 노출이 되는 입면이 됐다. ‘ㄷ’집의 배면은 북서향의 고측창으로 프라이버시와 채광을 해결했는데 ‘ㄱ’집의 마당에서만 보이는 ‘ㄷ’집 실내의 목재 곡면 마감은 밤이면 은은한 빛을 내며 새로운 풍경으로 변하게 된다. ‘ㄱ’집의 배면은 도로에서 봤을 때 창이 보이지 않도록 높이를 낮춰 단정한 인상을 준다.
경량 목구조를 이루는 38㎜ 두께의 스터드는 우리말로 샛기둥이라 하는데, 이 단어가 참 마음에 든다. 경량 목구조를 단지 내력벽 구조로 바라보는 게 아닌 작은 샛기둥이 모여 만들어진 재료의 집합체로 인식할 때 경량 목구조의 가능성은 더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벽과 지붕은 38㎜의 샛기둥을 406㎜의 간격으로 세워 만드는데 이 치수는 중목구조의 부재보다 작고 간격도 좁아서 사사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데 탁월하다. 예를 들어 처마에 노출된 샛기둥의 집합은 한옥 처마에 노출된 중목구조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다르다. 벽체를 이루는 샛기둥을 노출하고 그 밖을 커튼월로 감싸면 샛기둥은 루버의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귀엽고 사소한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벽에 개구부를 만들 때 샛기둥을 엮어 헤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데 2×6의 샛기둥을 위아래 눕히고 가운데 2×10을 세우는 방식이라 샛기둥 조합 중 제일 두꺼워 보인다. 노출된 헤더는 개구부 주위로 안정된 힘의 흐름을 은연중에 보인다.
이우집은 38㎜ 샛기둥의 집합체를 논리적으로 이해하며 지은 집이다. 지붕 처마의 서까래를 외벽 마감과 분리하기 위해 샛기둥의 시작점을 조율했고, 벽체 샛기둥을 노출하기 위해 하나씩 덧대어 76㎜의 샛기둥을 만들었으며, 헤더를 노출하기 위해 마감재와 헤더의 결합 위치를 섬세하게 계획했다. 경량 목구조는 38㎜ 샛기둥으로 만들어진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