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유물 '뒤주'의 전시 프로젝트를 맡은 여성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 영화 <뒤주>가 3월 28일 개봉했습니다.
곡식을 담아두는 용도인 것 외에 사람들에게 주로 사도세자가 갇혀 굶어 죽은 궤로 알려진 '뒤주'는 몽골 지역에서는 유목민의 감옥으로도 쓰이기도 했는데요.

<뒤주>의 시작은 김지운 감독이 유튜브 채널에서 본 우연한 역사 관련 사진 한 장이었죠.
'뒤주'가 몽골에서는 유목민들의 이동형 감옥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감독은 '뒤주 안에 원혼이 서려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까지 닿게 됐습니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무력감과 죽음의 두려움에 굴복당하고, 끝내 뒤주에 갇혀 저주가 되었다"라는 설정을 담은 <뒤주>는 '뒤주'를 만난 후 내재해 있던 욕망을 드러내며, 파국으로 치닫는 인물들의 변화를 치밀하게 그려내는 것과 동시에, 더욱 짙은 농도의 공포감을 선사하는데요.

<뒤주>는 '뒤주'의 전시 프로젝트를 맡은 교수 '아진'과 대학원생 '현아', '우수'가 점차 숨겨둔 위험한 욕망을 드러내며 현실이 되어 가는 저주와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프로젝트 성공을 통해 자기 행복을 되찾으려는 교수이자 작가 '아진' 역으로는 <악마를 보았다>(2010년)에서 강렬한 인상을 김인서가 맡아, 서서히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 변화를 날카롭게 보여주는데요.

'아진'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 '현아' 역과 '우수' 역은 연극,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가고 있는 신예 박예리, 신기환이 분했습니다.
'아진'과 같은 학부 교수이자 선배인 '남봉섭' 교수 역으로는 최근 드라마 <소년시대>(2022년)를 비롯해 영화,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베테랑 배우 정상훈이 분해 치열한 연기 호흡을 선사하죠.

한편, 전은숙 미술감독은 김지운 감독의 생각한 '몽골의 유목민 스토리'를 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박물관에서 보았던 매끈하고 세련된 뒤주를 완전히 버리기 위해서 미술감독은 "툭하고 던져놓은 듯한 생고목의 묵직함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꽃가마'의 정반대에 위치한 이동형 감옥의 느낌"을 살려내고자 했는데요.

이를 토대로 바로 제작에 들어간 전은숙 미술감독은 일부러 비를 맞고 외부에서 오래 방치가 된 폐목들을 구입해 <뒤주> 속 그것을 만들어냈죠.
그리고 이 '뒤주'가 놓일 '아진'의 작업실 공간도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문래동에 위치한 '아진'의 작업실은 전은숙 미술감독이 작업하는 공간이기도 한데요.
'아진' 캐릭터가 마치 우거진 숲에 거미집을 만들어 사냥하는 '거미' 같았다던 미술감독은 그저 작은 곤충 같지만, 점차 무자비하게 욕망을 좇는 인물이 공간 안에서 더욱 두드러져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면서 교수이자 작가, 엄마이자 한 인간인 '아진'의 작업실을 연구실이자 무엇을 창조해 나가는 소굴, 아이를 향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뒤엉킨 공간으로써 여러 레이어를 쌓고, 이러한 곳에 뒤주가 들어오는 것으로 만들어 나갔는데요.

작업실 내부에서 보이는 콘크리트, 식물 덩굴과 꽃이 어우러진 벽지, 둥그런 알 형태의 거울과 조명 등이 전은숙 미술감독의 고민에서 나오게 된 <뒤주>의 디테일한 설정이죠.
이에 따라 더욱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뒤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감독 역시 문래동을 오가며 완성되어 가는 작업실을 보고는 무척이나 만족했다고 합니다.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5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