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일간의 침묵을 깨고 열린 천상의
능선길” 설악산 탐방로 전격 재개방
이른 새벽 푸르스름한 어둠이 가시기도 전인 새벽 3시,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는 거대한 등산 배낭을 메고 헤드랜턴을 밝힌 수많은 인파로 이른바 ‘산행 오픈런’의 장관이 연출되었습니다. 봄철 산불 예방과 해빙기 자연보호를 위해 굳게 닫혀 있던 설악산의 심장부, 고지대 탐방로가 마침내 빗장을 풀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재개방은 새로운 산책로가 신설된 것이 아니라, 3월 4일부터 5월 15일까지 약 73일 동안 자연의 휴식을 위해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던 높은 능선과 정상부 코스들이 봄철 통제 기간을 끝내고 일제히 열린 것입니다.
개방 첫날에만 무려 1만 6,000명이 넘는 탐방객이 설악산의 웅장한 비경을 마주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등산객들이 이토록 손꼽아 기다려온 설악산 고지대 코스의 매력과 안전한 산행을 위한 필수 가이드를 전해드립니다.
설악의 최정상으로 향하는 다채로운
‘고지대 5대 핵심 코스’
설악산에서 말하는 ‘고지대 탐방로’는 어느 한 지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대청봉, 공룡능선, 서북능선 등 해발 고도가 높고 험준한 주요 능선과 정상부로 이어지는 구간들을 통칭합니다.

오색 ~ 대청봉 코스: 대청봉 정상으로 향하는 가장 짧은 최단 코스로, 빠른 시간 내에 일출을 보려는 새벽 산행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픈런의 중심지입니다.
한계령 ~ 서북능선 ~ 대청봉 코스: 아찔한 서북능선의 암릉을 타며 설악산의 기암절벽을 입체적인 시야로 조망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설악동 ~ 비선대 ~ 희운각 ~ 대청봉 코스: 외설악의 수려한 계곡미와 웅장한 가람 배치를 감상하며 오르는 전통적인 종주 길입니다.
백담사 ~ 봉정암 ~ 대청봉 코스: 내설악의 호젓함과 불교 성지인 봉정암의 고즈넉한 정취를 품고 오르는 깊이 있는 코스입니다.
공룡능선 구간: 국립공원 제1경으로 꼽히는 뼈대 있는 암릉 코스로, 베테랑 등산객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최고의 스릴과 절경을 선사합니다.
자연을 지키고 인간을 보호하는
‘선별적 통제 시스템’
설악산이 매년 봄(3월~5월 중순)과 가을(11월~12월 중순)마다 고지대 문을 주기적으로 닫는 데는 자연과 인간을 모두 지키기 위한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산불 예방: 봄철의 산림은 적설량 부족과 메마른 날씨로 인해 생각보다 매우 건조합니다. 탐방객이 늘어날수록 담배꽁초나 취사 등으로 인한 산불 위험이 급증하므로 불씨를 원천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해빙기 낙석 안전사고 방지: 겨울 내내 단단히 얼어붙었던 거대한 바위와 흙이 녹아내리는 봄철에는 급격한 낙석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고지대의 급변하는 날씨와 급경사로 부터 탐방객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토왕성폭포 전망대, 울산바위, 비선대, 흘림골, 주전골 같은 안전한 저지대 탐방로는 통제 기간에도 항상 개방되어 있어 사철 내내 무리 없이 설악의 정취를 누릴 수 있습니다.
소중한 자연을 위한 약속,
‘성숙한 산행 에티켓’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재개방인 만큼, 산을 사랑하는 이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됩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지난 16~17일 야간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샛길 출입과 비박,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총 22건의 불법·무질서 행위가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됐다.
국립공원 설악산은 우리가 잠시 빌려 쓰는 소중한 자연 유산인 만큼, 정해진 안전 관람로를 준수하고 쓰레기는 반드시 스스로 되가져오는 성숙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설악산 탐방로 이용 정보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일원
개방 일시: 봄철 산불조심기간 해제에 따른 새벽 03:00 정격 개방
입장 요금: 무료
공식 문의 및 탐방 안내
(금강굴 탐방안내) 입산시간지정제에 따라 14시까지 탐방 가능합니다.
(누리집공지) 탐방통제정보 변동사항 발생 시 홈페이지 공지 예정
(설악산탐방안내) 설악산사무소 033-801-0900
(케이블카운행안내) 케이블카 033-636-4300
(백담사버스운행 안내) 용대향토기업 033-462-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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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코스와 차량 회수 동선 미리 짜기: 설악산 고지대 산행은 올라간 곳과 내려오는 하산 지점이 다르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오색으로 등산하여 한계령으로 하산하거나 백담사 방향으로 내려올 경우, 출발지에 세워둔 자차를 회수할 대중교통이나 콜택시 동선을 사전에 영리하게 계획해 두어야 하산 후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고지대 기온 변화 대비 필수 장비: 해발 1,708m의 대청봉을 비롯한 서북능선 일대는 지상과 기온 차이가 매우 크며 세찬 강풍이 수시로 불어닥칩니다. 새벽 산행을 위한 고성능 헤드랜턴은 물론이고, 땀이 식을 때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줄 방풍 보온 의류(바람막이), 충분한 양의 식수와 고열량 행동식을 배낭에 반드시 챙기셔야 안전합니다.
무작정 새벽 산행보다 안전이 우선: 설악산은 빨리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남기는 속도 경쟁 구역이 아닙니다. 자신의 체력과 컨디션을 냉정하게 고려하여 코스를 선택하고, 산행 전 국립공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 실시간 날씨와 탐방로 개방 여부를 꼼꼼하게 교차 검토하는 습관이 안전 산행의 첫걸음입니다.

기나긴 침묵의 시간을 견뎌내고 싱그러운 신록과 강인한 바위의 속살을 다시금 드러낸 설악산 고지대 탐방로. 73일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천상의 능선길은, 거대한 대자연 앞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질서와 자연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를 조용히 되묻게 합니다. 험준한 공룡능선의 바위 위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소중한 동료들과 무사히 오른 기쁨의 미소를 사진으로 남겨보세요.
이번 주말에는 철저한 준비를 마친 뒤 설악으로 떠나, 당신의 여정을 가장 안전하고 숭고한 푸른빛 기록으로 멋지게 채워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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