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별들의 전쟁] 이은미 토스뱅크 행장, 혁신에 안정성 '한번에'…미래 승부수는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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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CEO들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하반기 주요 이슈(디지털 전환, 세법 개정 대응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시험대에 오른 CEO의 리더십으로 풀어냅니다.

이은미 토스뱅크 행장 / 이미지 제작 = 박진화 기자

토스뱅크가 창립 4년 만에 전통 은행업의 수익구조를 재편했다. '이자 장사'에 머물렀던 기존 모델을 넘어 비이자수익과 자산운용, 플랫폼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방정식을 제시하면서다.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지만, 확장 속도가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기술 신뢰성 확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은미 토스뱅크 행장은 금융권 우수 혁신 사례의 리더로 꼽힌다. 고객 기반을 넓히고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향후 △플랫폼 금융의 지속가능성 △대형정보통신(빅테크) 간 경쟁 △인공지능(AI)의 윤리적 신뢰성 등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으로 날아오른 토스뱅크

19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03%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4169억원으로 1년 전(3663억원)보다 13.83% 늘었고,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2.57%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실적은 단일 수익원에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된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반기 수수료수익은 7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0억원)과 비교해 41.3% 늘었다. 자산운용수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1.16% 증가한 2258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의 성장세는 전통적인 대면 방식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금융권 질서 변화를 보여준다. 올해 6월 말 기준 고객 수는 1292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80만명에 달한다. 설립 4년 만에 국민 4명 중 1명이 토스뱅크 계좌를 보유한 셈이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산관리(WM)와 투자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두드러진다. WM 서비스 '목돈굴리기'는 약 2000개 상품을 소개하며 누적 연계 판매액 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7월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확보하면서 펀드 등의 직접판매 기반도 마련했다.

토스뱅크의 무기는 기술이다. 신분증 위변조 판별 AI는 99.5%의 정확도를 보이며 매달 5만건 이상의 법적 서류를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처리해 업무효율성을 높였다. 상담 부문에서는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STT) 모델이 매달 15만건의 통화를 실시간 전환한다.

최근에는 금융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도입해 상담 품질과 고객만족도를 개선하고 내부운영의 효율성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AI 기반의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활용해 부정거래를 실시간 차단하며 금융범죄 예방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본연의 역할인 포용금융 성과도 뚜렷하다. 업계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였고, 신용회복자도 비대면 전월세보증대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광주은행과 협업한 '함께대출'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누적 실행액이 1조2610억원에 달했다.

이 행장은 '모든 고객을 포용하겠다는 목표로 AI와 데이터를 활용한다'를 토스뱅크의 정체성으로 규정하며 금융의 사회적 가치를 전략의 핵심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토스뱅크는 금융시장이 급성장하는 동남아 국가에 더해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 규제와 문화적 차이 극복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토스뱅크의 성장을 더욱 가파르게 이끌어줄 원동력은 글로벌'이라는 이 행장의 원칙이 전략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토스뱅크의 최근 분기별 순이익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다음 관문은 '지속 가능성'…이은미표 돌파구는

이 같은 쾌속성장의 이면에는 그림자가 있다. WM과 투자 플랫폼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고객 손실이나 과열경쟁이 발생할 경우 포용금융으로 쌓아온 그간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내세운 전략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업계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동종의 카카오뱅크·케이뱅크뿐 아니라 네이버·쿠팡 등 빅테크들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차별화된 브랜드 신뢰와 기술 우위를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목이 쏠린 플랫폼 금융은 소비자보호, 알고리즘의 공정성, 내부통제 문제와 맞물려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혁신의 상징이었던 토스뱅크가 규제 대상으로 정조준될 수 있다.

AI 전략 역시 양날의 검이다. 금융특화 모델로 범용 LLM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 검증과 보안 문제가 정면으로 대두될 수 있다. AI의 오류가 고객 피해로 이어진다면 혁신의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내년을 목표로 진행되는 주택담보대출 출시의 기반을 쌓는 것도 이 행장의 과제다. 토스뱅크는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아 대출을 늘리면 그만큼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담대 진출은 자본효율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금융당국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전략은 속도전보다 규제 환경에 맞춘 점진적 확대와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 행장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출범 4년 만에 고객성장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성과를 만들어왔다"며 "앞으로는 AI와 자체 언어모델 등 기술역량을 고도화하고, 포용금융과 WM 사업 확장 등으로 플랫폼 금융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스뱅크는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은행 최초로 비랩(B Lab)이 공인하는 비콥(B-Corp) 인증을 획득하며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서 글로벌 기준을 충족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넥스트젠 테크(NextGen Tech) 30’ 2025 리스트에 선정돼 혁신성과 성장 잠재력까지 동시에 공인받았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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