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새총리 '온건파' 이시바, 동아일보 "한일관계 나머지 빈 잔 채워야"

윤유경 기자 2024. 9. 29. 12: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온건파 이시바 차기 총리, 다수 신문 1면에서 다뤄
한국일보 "발전적 계기 마련…한일관계 실질 진전 되길"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2024년 9월27일 MBC 뉴스데스크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일본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자민당 총재로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선출됐다. 28일 다수 신문은 1면 머리기사로 일본 차기 총리 선출 소식을 다뤘다. 신문들은 평소 일본 과거사 반성과 한일 협력 중요성을 강조해 온 차기 총리의 선출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다.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체 415표 가운데 절반을 넘는 215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당내 비주류 인사인 이시바 총재는 일본 국민에게 인기가 많은 정치인으로, 지난 2008년부터 총재 선거에 도전해 5번째 도전 만에 총재직에 오르게 됐다. 이시바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서 새 내각을 출범시킨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이시바 총재는 보수 강경파였던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하며 비주류, 온건 보수 성향으로 분류돼 온 정치인이다. 한일관계에 비교적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기때문에 기시다 후미오 내각 때보다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자민당 소속 총리를 거침없이 비판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다. 대법원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신문들은 한일관계에 대한 정부의 안정적 상황 관리를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시바 총재는 윤석열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시키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새 총리의 이런 인식이 보수 파벌이 강한 자민당에서 어떤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방위상을 지내며 군사 분야에 정통한 이시바 총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아시아판 다자안보협력체 결성을 주장해 왔다. 중국의 팽창을 겨냥한 것으로, 한국의 동참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나섰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은 물론이고 풀지 못한 과거사를 감안할 때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시바 총재는 일본 헌법을 개정해 군대 보유를 명시하자는 주장도 펴왔다”며 “일본의 군사 대국화는 한국으로선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한국 정부가 철저한 국익의 관점과 국민들의 역사 감정을 종합해 일본 전략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의 이른바 '통 큰 양보'가 부적절했다는 국민 의견도 많다. 현 정부의 몇몇 인사는 대일 관계 및 과거사를 놓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의견을 내 논란을 키웠다”며 “일본의 정권 교체기를 맞아 정부의 안정적인 상황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사설을 내고 한일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특히 당내 보수우익 강화 분위기와 달리 이시바 차기 총리는 역사인식에서 궤를 달리해 왔다”며 “더욱이 한일협력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온 만큼 발전적 계기가 마련된 셈”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그간 한미일 3각 협력 기조하에서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에 비해 기시다 후미오 현 내각의 호응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터”라며 “이시바 내각이 강제징용 문제 등 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과거사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물론 자민당 내 강경보수 기류가 여전한 상황에서 비주류적 한계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의 진전과 과거사 문제가 따로 가기 어려운 한일관계 속성상 일련의 강경보수 내각 흐름에서 모처럼 들어서는 온건파 차기 총리에게 거는 기대감은 적지 않다”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