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김천의 한국보건대학교 건물
2011년 폐장한 서울의 용마랜드
시스템 구축 필요하다는 의견도
주로 장기간 방치되어 외관이 낡고 위험한 상태에 놓인 폐건물은 일반적으로 지역 사회의 골칫거리다. 도시 미관 및 주거 환경 저해 요소로 지적되기도 하는 폐건물은 실제로 흡연·음주·혼숙 등 청소년 탈선 및 범죄가 주로 일어나는 장소로 지목된다. 여기에 관리 없이 오래 방치된 폐건물은 붕괴나 추락사고 위험 등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안기기도 한다.
그러나 도심 속의 골칫거리로 여겨지던 폐건물이 최근 공간을 재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부동산 업사이클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활용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1. 김천의 한국보건대학교 폐건물
경상북도 김천시 어모면 옥률리에 있는 한국보건대학교 폐건물은 대학 건립이 취소되면서 생긴 폐건물이다. 1994년 영송학원에서 7만 1,280㎡의 부지에 3개 동에 걸쳐 연면적 1만 8,443㎡ 규모의 학교 건물 공사에 들어갔지만, 공사 중 닥친 외환위기 등에 따른 재정난으로 공정률이 75%에 이른 1996년 6월 공사를 중단한 이래 방치됐다.
해당 건물 중에서도 가운데가 뚫려 있는 특유의 도넛형 구조를 가진 건물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의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많은 아이돌이 여기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K-POP 하면 떠오르는 장소로 여겨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영화 ‘인랑’, 영화 ‘파과’,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태민의 앨범 ‘이데아’ 콘셉트 포토, 스트레이키즈의 ‘Hellevator’ 뮤직비디오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다만, 해당 장소는 학교법인인 영송학원의 소유로 허가 없이 무단으로 침입하면 형사상 고발을 당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천시 관계자는 해당 건물에 대해 “학교설립인가는 취소됐지만, 계획관리지역으로 남아 있어 활용 방안을 찾도록 법인 측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관련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2. 서울의 용마랜드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폐놀이공원 ‘용마랜드’는 1983년 처음 개장했다. 80·90년대 서울 동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놀이공원이던 용마랜드는 1999년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승마장과 체육시설 설립 등의 공사에 착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고 위태로운 경영을 이어오다 2011년 놀이공원 허가 취소 확정 결과를 통보받고 완전히 폐장했다.
그러나 폐장한 놀이공원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엑소(EXO), 아이유, 레드벨벳 등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나 앨범 재킷 사진 배경으로 활용되면서 폐장한 이후에도 해외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촬영장으로 활용 중이다. 2022년부터 놀이공원이 아닌 용마랜드 촬영소라는 이름으로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 등 전체 대절 일정이 없으면 일반인의 관람이나 촬영도 가능하다.

3. 서울의 문화비축기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3년 만들어진 석유 저장소이다. 당시 석유파동을 겪으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2002년 한일월드컵을 위해 인근 월드컵경기장을 개설하며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그러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 정책에 따라 2017년 9월에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개관하면서 최근에는 드라마나 예능의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SBS 런닝맨, 비긴어게인 시리즈, JTBC ‘힘쎈여자 강남순’, 방탄소년단 자체 콘텐츠 ‘달려라 방탄’ 87회와 88회에 등장하기도 했다. 문화비축기지 촬영 문의는 문화비축기지 운영사무실 또는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한번 촬영 명소가 되면 로케이션 촬영이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일차적으로는 제작사의 역할이지만, 지자체 등도 촬영 허가를 내리는 구조인 만큼 책임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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