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두께 빙판도 "쩍"… 여름 물놀이보다 2배 위험 '얼음 깨짐' 주의보

이재명 2026. 2. 2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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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일 경기 구리시 강동대교 아래 한강변. 몸무게 75㎏인 기자가 꽁꽁 얼어붙은 빙판 위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자 '퍽' 소리가 나며 얼음이 '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설 연휴였던 15일에는 강원 홍천군 유치저수지에서 얼음낚시를 하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얼음 깨짐 사고가 여름철 물놀이 사고보다 치명적인 만큼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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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엔 두꺼운 얼음도 쉽게 깨져
4년간 겨울 수난 사고 231명 사망
12일 경기 구리시 강동대교 아래 한강변에서 김명원 구리소방서 119구조대장이 해빙기에 쉽게 부서지는 얼음덩어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기자

이달 12일 경기 구리시 강동대교 아래 한강변. 몸무게 75㎏인 기자가 꽁꽁 얼어붙은 빙판 위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자 ‘퍽’ 소리가 나며 얼음이 ‘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동행한 김명원 구리소방서 119구조대장은 “더 힘을 주면 위험하다”며 기자를 황급히 제지했다.

이곳은 불과 2주 전 영하 15도 한파 속에서 소방대원들이 얼음에 구멍을 뚫어 수난 구조 훈련을 했던 장소다. 이날도 육안으로는 강물이 단단하게 얼어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한낮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자 얼음은 금세 물러졌다. 콘크리트 제방과 맞닿은 강변 가장자리 얼음은 특히 약했다. 김 대장은 두께 15㎝ 남짓한 얼음 조각을 들어 보이며 “해빙기에는 얼음이 두꺼워도 쉽게 깨지기 때문에 아무리 안전해 보여도 절대 얼음 위에 올라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위가 한풀 꺾이고 겨우내 얼었던 강과 하천, 저수지가 녹기 시작하면서 수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통상 강이나 하천 얼음 두께가 10㎝ 이상이면 비교적 안전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얼음낚시가 가능하다고 보는 최소 기준도 이 정도다. 그러나 해빙기에는 사정이 다르다. 겉보기와 달리 얼음 강도가 약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리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강동대교 아래 한강 빙판 위에서 겨울철 수난 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구리소방서 제공

실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충북 옥천군에서는 60대 남성이 얼어붙은 금강을 걸어서 건너다 얼음이 깨져 숨졌다. 설 연휴였던 15일에는 강원 홍천군 유치저수지에서 얼음낚시를 하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다. 얼음판을 붙잡고 40분간 버틴 끝에 구조됐지만 저체온증과 전신 동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겨울마다 반복된다는 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겨울철(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난 사고 사망자는 231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여름철(6~8월) 해수욕장과 계곡 등에서 발생한 수난 사고 사망자가 112명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많다. 수난 사망 사고는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는 통념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특히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에만 수난 사고가 965건 발생해 75명이 숨졌다.

강준구 기자

지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사고는 오히려 도시에서 더 많았다. 소방청은 4년간 겨울철 수난 구조를 5,000건 넘게 실시했는데, 절반가량인 2,500여 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그로 인한 사망자도 23명에 달했다.

하지만 대책은 여름철에 집중돼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소방, 경찰은 여름마다 물놀이 사고 위험 지역에 안내판을 부착하고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반면 겨울철에는 소방이 자체 훈련과 홍보를 실시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순찰과 폐쇄회로(CC)TV 관리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얼음 깨짐 사고가 여름철 물놀이 사고보다 치명적인 만큼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수온이 낮아 구조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지면 자력 탈출이 쉽지 않고 급격히 체온이 떨어져 생존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며 “겨울철 수난 사고 위험성을 더욱 적극 알리고 사고 다발 지역은 진입을 통제하거나 안전 요원 순찰을 강화하고 CCTV도 확대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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