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실적 회복했지만…51% 자사주 해법은 '아직'

/사진=신영증권 제공,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신영증권이 일찌감치 연간 순이익 1000억원을 넘기는 확실한 성적 회복 신호로 눈길을 끌고 있다.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선택과 집중이 성과로 이어진 모습이다.

다만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강제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50%가 넘는 관련 지분과 그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해 아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신영증권으로서는 실적 이상의 고민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결산 법인인 신영증권의 2025회계연도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1488억원으로 같은 기간 29.5% 증가했다.

이번 실적 개선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관리에 집중한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실적이 다소 역성장했음에도, 이보다 비용을 더 많이 절감하면서다. 실제로 신영증권의 영업수익은 2조652억원으로 0.3% 줄었다. 영업비용은 1조9164억원으로 2.1% 축소되며 감소율이 더 컸다.

특히 변동성이 큰 외환시장에서 환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방어한 게 주효했다. 영업비용 항목 가운데 외환거래손실은 1173억원으로 62.2% 감소하며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이제 문제는 지배구조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이 조만간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렇게 되면 그간 신영증권의 자사주 활용 전략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의 골자는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에 대해서도 일정 유예 기간을 거쳐 소각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3월 초 사이에 입법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영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그동안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으나 의무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이 대규모 자산을 장기 보유하려던 전략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영증권의 자기주식은 총 842만2754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51.2%에 달한다.

특히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자사주 소각은 뼈아픈 대목이다. 자사주는 평소 의결권이 없지만 적대적 인수합병 등 비상시에는 우호 세력인 백기사에게 매각해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강력한 방어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과거 소버린의 공격을 받은 SK나 엘리엇과 분쟁을 벌인 삼성 역시 자사주를 활용해 경영권을 지켜낸 바 있다. 경영권 분쟁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자사주 비중을 높게 유지해온 것도 이러한 방어막 목적이 컸다.

신영증권의 경우 자사주가 전량 소각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약 2배로 상승하지만 지배구조의 판도는 묘해진다.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47% 수준이다. 과반이 넘는 자사주가 사라지면 지분 가치가 두 배로 뛰더라도 최종 지분율은 42% 내외에 머물러 자사주라는 방패 없이 확고한 과반 지배력을 확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은 최근 공시를 통해 "주가관리 목적 등으로 보유 중인 자기주식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관련 규정 등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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