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천지 전자레인지, 과학적인 청소법은
에디터가 추천하는 스푸트니크 과거 인기 기사입니다.
전자레인지는 대중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세균이 서식하며, 심지어 인분 속의 것과 같은 세균도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발렌시아대학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8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에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전자레인지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조리도구인 만큼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실제 가정에서 사용 중인 전자레인지 총 30대를 조사했다. 그 결과 750종 가까운 세균이 전자레인지를 보금자리 삼아 활동 중이었다. 이 중에는 회복력이 지금껏 발견된 세균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도 있었다.
발렌시아대 마누엘 포르카 연구원은 "가정용 전자레인지에서 발견된 클렙시엘라, 엔테로코쿠스, 아에로모나스 속 등 균종은 인간의 건강에 위협적일 수 있다"며 "클렙시엘라 속은 보통 인간의 분변에서 볼 수 있는 세균으로, 폐렴이나 혈액 감염을 일으키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흔히 사람들은 전자레인지가 마이크로파를 방사하기 때문에 세균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착각한다. 이에 대해 마누엘 연구원은 "전자레인지가 사용하는 마이크로파는 비전리 방사선의 일종으로 세포나 원자를 변화시키는 에너지는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식품의약국(FDA) 조사에 따르면 적절한 시간 전자레인지에 식품을 넣으면 미생물이 어느 정도 사멸한다"면서도 "이는 엄연히 전자레인지 내부에서 발생한 열에 의한 것이지 마이크로파 자체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자레인지가 설치된 환경에 따라 세균 종류나 양도 달랐다. 마누엘 연구원은 "가정이나 사무실 등 사람들이 공유하는 전자레인지는 세균의 수는 많았지만 다양성은 낮았다"며 "반면 샘플 가열에 쓰는 실험용 전자레인지는 세균의 다양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용 전자레인지는 주방 싱크대 표면과 같이 보다 인간화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로 서식했다"며 "보다 위생적으로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려면 내부를 깨끗한 행주로 자주 닦고 정기적으로 희석한 표백제나 독성이 약한 세정제로 청소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자레인지 청소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바닥의 회전판을 조심해서 꺼내 세척해 말리고 전자레인지 내부 중 금속판으로 된 부분은 세정제를 묻힌 천으로 닦는다. 이후 일정 시간 문을 열어 환기한다. 전문가들은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르나 2주에 한 번은 전자레인지 내부를 청소하라고 권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Copyright © SPUTNIK(스푸트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