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1주택자’ 겨냥...신용·전세대출 규제 ‘만지작’

심우일 기자 2026. 3.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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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자 신용대출 제한
전세대출 전면 차단 카드도 언급
수도권 지역 공적 보증 제한 거론

이재명 대통령이 “투기성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융 당국이 신용·전세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본인이 소유한 집과 별개로 다른 주택에 살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실거주가 아닌 1주택 보유자의 신용대출 규제를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을 소집해 연 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언급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신용대출 한도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현재 1억 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는 대출을 받은 날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할 수 없다. 여기서 1억 원 기준을 추가로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규제지역 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차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전세대출을 막는 안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도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전세대출을 금지한 바 있다. 선례가 있다는 의미다. 지금은 수도권·규제지역에 2억 원까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 중에도 전세대출을 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전세대출은 충분히 제한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은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 공적 보증을 제한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및 SGI서울보증 등 공적 보증기관을 활용해 서울 및 수도권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대출을 완전히 막지 않더라도 일종의 소득 제한을 둘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만약 전세대출을 전부 다 막을 경우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모기지 사례를 참고해 부부 합산 연소득이 일정액을 넘는 경우에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쪽으로 규제를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다주택자 대출 회수→투기성 1주택자’로 전선 확대

금융 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를 상대로 대출 규제 강화를 강구하기 시작한 계기는 지난달 27일 이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썼다. 금융위는 그 직후인 지난 3일 은행권을 소집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금융 당국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관련 대출을 어떻게 회수할지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이 역시 지난달 13일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연장 혜택이 공정한가”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었다. 금융 당국이 임차인의 전월세 계약 기간이나 약 1년까지는 시간을 준 뒤 대출을 갚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이유다. 금융 당국은 비주거용 임대사업자의 대출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개인사업자용으로 나간 주택담보대출 실태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러다 보니 금융 당국이 원래 지난달 말 내놓을 예정이었던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발표 시기도 미뤄지고 있다. 전반적인 규제 틀이 잡혀야 각 금융권에 제시할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는데 점차 정책 대상이 다주택자가 기존에 받은 대출과 비거주 1주택자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 확대와 주담대 위험가중치(RWA) 상향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책을 고심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임대사업자나 다주택자 규제 영향이 작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20조 원)과 경기도(31조 9000억 원)의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총 51조 9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통계에는 전세·이주비대출이 다 포함돼 실제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규모는 이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대사업자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와 관련해 보유한 사업자대출은 수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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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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