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면 북적일까 걱정된다" 주민도 몰랐던 무료 40m 메타세쿼이아 숲길

익산 아가페정원 / 사진=익산시

여행지를 고를 때 우리는 흔히 이름난 명소부터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매력적인 곳은 오히려 소박하고 조용히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라북도 익산에 자리한 ‘아가페정원’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지역 주민들조차 오랫동안 잘 알지 못했던 이곳은, 지금은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사계절 꽃으로 물든 풍경, 그리고 숲속 도서관으로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료 개방’이라는 점에서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익산 아가페정원 숲속 / 사진=익산시

아가페정원의 가장 압도적인 장면은 단연 메타세쿼이아 산책로입니다. 1970년 故 서정수 신부가 아가페정양원을 세우며 직접 심기 시작한 이 나무들은 어느덧 높이 40m까지 자라 장대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양옆으로 빽빽이 늘어선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길은 마치 울타리처럼 여행자를 감싸 안으며, 걸을수록 신비로운 숲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이 길은 단순히 걷는 공간을 넘어 작은 수목원에 가깝습니다. 향나무,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총 17종 1,416주의 다양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풍성한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조롭지 않고, 걸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니 그 자체로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익산 아가페정원 풍경 / 사진=익산시

아가페정원의 또 다른 매력은 사계절 꽃으로 이어지는 풍경입니다. 봄이면 수선화와 튤립, 목련이 환한 빛으로 정원을 물들이고, 초여름이 다가오면 붉은 양귀비가 만개해 화려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백일홍이 이어받아 다시 한번 정원을 활기찬 색감으로 채웁니다.

특히 정원 한쪽에는 영국식 포멀가든 스타일로 꾸며진 구역이 있어, 정갈하게 정돈된 꽃길 사이를 걷다 보면 유럽의 작은 정원에 온 듯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꽃의 계절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기에, 여러 번 찾아도 매번 새로운 여행지가 되는 셈입니다.

익산 아가페정원 메타세쿼이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아가페정원의 특별한 공간 중 하나는 바로 ‘숲속 한평 도서관’입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꺼내 자연석 의자에 앉아 독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도심의 소음은 들리지 않고, 나무와 풀꽃,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대신 채워줍니다.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하는 고요한 독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익산 아가페정원 메타세쿼이아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아가페정원은 처음부터 여행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었습니다. 1970년 故 서정수 신부가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설립한 ‘아가페정양원’의 일부로 시작된 곳으로, 자연 속에서 쉼을 제공하는 복지 공간이었습니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2021년 전라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공식 등록되었고, 정비 과정을 거쳐 시민들에게 열린 정원으로 거듭났습니다.

현재는 입장료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으며, 주중에는 예약 없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단, 주말과 공휴일은 방문 2주 전 사전 예약이 필요하니 일정을 계획할 때 꼭 확인해야 합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교통편 또한 편리합니다. 정원 앞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 이용이 쉽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익산역과 북부시장, 원대병원, 황등을 경유하는 41번, 39번, 39-1번 버스를 타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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