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차...삼성자동차 데뷔 겸 은퇴작 ‘SM5’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출시된지 26년이나 지났는데, 길거리에서 자주 보여요”
1998년 삼성자동차의 마지막을 장식한 전륜구동 중형 세단인 SM5가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삼성자동차는 설립된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완성차 생산 경험도 없었을 뿐더러, 기술력도 부족해 양산차를 선보이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허나 경영난을 겪던 일본의 닛산 자동차에게 자금을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2세대 세피로(수출명 맥시마)’를 넘겨받아 초고속으로 양산까지 이어졌다.
꽤 세련된 디자인이었다. 단아하면서도 본닛 위에 솟아있는 삼성의 로고는 고풍스러운 느낌까지 풍겼다. 세피로와 디자인이 매우 흡사한 점은 웃음 포인트다.
이 밖에도 우드그레인으로 마감한 센터페시아, 4스포크 핸들, 그레이톤의 가죽으로 마감한 시트는 동급대비 고급스러웠다. ECM 룸미러와 사이드 에어백, 내비게이션도 마련된 만큼 독보적인 상품성을 뽐냈다.
SM5의 백미는 파워트레인이라고 꼽을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JDM 차량인 실비아에 장착된 배기량 2000cc 4기통 SR20엔진부터 배기량 2500cc 6기통 VQ엔진이 장착된 점은 오늘날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여기에 자트코의 4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한 만큼, 동급대비 뛰어난 승차감을 자랑했다.
6기통 엔진도 탑재된 만큼 준대형 차량의 수요까지 커버가 가능했다. 현대차의 역작인 그랜저XG가 출시되며 상황이 뒤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아울러 국산 중형차 최초로 타이밍 벨트 대신 체인 방식을 채택해 내구성을 극대화한 점, 아연 도금 강판, 백금 코팅 점화 플러그 등 각종 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장착한 덕분에 국산 중형 세단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갔다.
덕분에 1998년 4만여대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2002년 10만대, 같은해 7월에는 누적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고장이 나질 않았다. 당시 차량들의 고질병이었던 부식 문제도 SM5에겐 예외였다. 26년이나 지난 오늘날에도 길거리를 달리는 SM5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실제 중고차 플랫폼인 SK 엔카를 살펴보면 1세대 SM5의 매물은 총 38대다.
반면 경쟁 차량였던 EF쏘나타는 5대, 뉴EF쏘나타는 6대, 기아의. 옵티마는 2대, 매그너스는 4대에 불과하다.
1세대 SM5는 몇 차례에 부분변경을 거친 후 2005년 후속작의 출시로 단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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