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 1.3조 순매도…"다음주 FOMC가 증시 변곡점"

강민우 기자(binu@mk.co.kr),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3.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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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증시 긴급 진단
글로벌 자금시장 불안지속땐
코스피 2200까지 밀릴수도
"美기업 실적 1분기가 바닥
증시 2분기 반등 시도할듯"
방산·태양광 등 정책 수혜주
중국 경기부양 관련주 주목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국내 증시를 강타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에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 흐름을 사실상 주도한 외국인들의 매도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인지 알 수 없어서다.

14일만 보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885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로 시계를 넓혀보면 1조258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이다. 올해 공격적으로 순매수해오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올 1월 외국인은 국내 증시 양 시장에서 6조549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매수 덕에 1월 증시는 토끼랠리란 말이 나올 정도로 급등했지만 2월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코스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이달 들어 9일에는 1조2226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팔자로 돌아선 상태다. 이 와중에 터져나온 SVB 사태로 한동안 한국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 역시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 SVB 사태 자체보다 금융권으로 부실이 확산되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증시 진단을 문의한 결과 전문가들은 3월 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앞으로 증시 향방을 가를 주된 변수라고 꼽았다. SVB 사태로 촉발된 금융 불안을 진정시켜야 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태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전망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하론은 과도하다"며 "3월 FOMC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인데 한국과 미국 등의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주식시장이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급락세가 진정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만큼 당분간 방어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SVB 사태 여파로 금융권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경기 침체 공포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개선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방 경직성은 지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고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에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오는 8월부터 불거지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과 정치적 리스크, 내년으로 지연된 경기 침체 우려가 4분기에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 센터장은 "해외도 상반기에는 실적 하향과 연준의 긴축 여파가 지속돼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글로벌(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수 반등 가능성이 있고, 연준도 긴축을 중단하면서 유동성이 완화될 여지가 있어 증시는 나아지는 상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사태가 중소형 은행들의 연쇄 부도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SVB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국내 증시도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실적을 고려한 국내 증시 반등 시점으로 2분기를 제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 상무는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의 실적 전망치 하향 정도와 속도를 감안하면 2분기 초중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저점을 형성하고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거시경제 환경에 덜 민감하면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방산업종과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는 친환경 관련주 등이 투자 대안으로 제시됐다.

NH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내용 발표 이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주가 동력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중국 경기 부양 관련 업종으로 철강, 비철목재,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류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며 "중국의 광공업 재고 소진에 따라 철강·비철금속 업종의 수익성 개선도 개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민감 업종이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강민우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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