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더니…혈세 50억 날리고 폐기
'이게 완성되면 앞으로 발생할 범죄를 예측할 수도 있다' 경찰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같은 일도 가능한 기술이라며 6년 전 5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 범죄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예측은커녕 사건 정리도 제대로 못 해서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말 개발을 마친 '클루'라는 인공지능 범죄 분석 프로그램입니다.
'망치'나 '드라이버' 같은 특정 범행도구나 수법 등을 입력하면 관련된 모든 사건을 찾아줍니다.
사건 보고서를 알아서 분석해 피해 내용과 발생 장소 등에 따라 사건을 분류하고 비슷한 사건을 추천해 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고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클루는 지난 2020년 그대로 묻혔습니다.
경찰청이 작성한 검증 결과 보고서입니다.
클루에 행위나 피해품 등과 관련한 특정 키워드 63개를 입력했더니 누락값 비율이 평균 69.5%라고 적혀 있습니다.
키워드를 제대로 인식하고 관련 사건을 찾아낸 게 30.5%에 불과한 겁니다.
'유사 사건 추천 분석 기능'의 검증 결과도 저조했습니다.
특정 범인의 수법을 입력하면 이 범인이 저지른 다른 사건이 나와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결국 클루는 최종 검토에서 실무 적용이 불가한 시제품 수준이란 판정을 받았습니다.
클루 개발 비용은 약 70억 1000만원, 이중 52억 6천여만원은 국가 예산이었습니다.
[한병도/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 혈세 50억을 투입했으면 R&D를 수행하고 검증하고 상용화까지 철저히 관리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놨어야 하는 겁니다.]
경찰청 측은 "당시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된 검증이 어려웠다"면서도 "클루가 개발한 기능 일부는 현재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방극철 이지수 영상편집 김영석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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