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압박에 '검은 수요일'..코스피 상장사 46%가 신저가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모두 434개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 중인 종목수 935개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6.4%가 1년내 최저 수준의 주가를 이날 기록한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620개 종목이 신저가다. 1511개 코스닥 상장 종목 가운데 41.0%에 해당하는 숫자다.
국내 증시는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 이후 패닉에 가까운 장세를 펼치고 있다. FOMC 회의 직후였던 지난 코스피가 1.81% 급락한 데 이어 다음날인 26일 -3.02% 폭락했다. 이어 전날 0.13%의 강보합세를 나타낸 이후 이날 재차 2.94%의 폭락세가 재현되고 있다. FOMC 직전 2330선이던 코스피는 이날 2150선까지 내려왔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프로그램 비차익 매매를 통해 2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토해내면서 일부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양상이 아닌 전체적으로 빠지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하한가 종목은 1곳 밖에 없다. 다만 코스피 시장에서는 867개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1383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신저가 종목 중에서는 코스피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들도 눈에 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5만2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했다.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엿새 연속 신저가다. 코스피 시총 3위 SK하이닉스도 8만500원까지 하락해 5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성장주인 NAVER와 카카오도 나란히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 3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440원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이 발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선물 매수, 현물 매도로 대응하면서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방향성은 금리에 영향을 받을 예상인데 그런 측면에서 연준의 긴축 강화는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지속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은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이 명확해지겠으나,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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